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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EU식 무역 합의로 '선방'…외신 "단기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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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배분 비율 日과 동일
GDP 환산 시 부담 더 커
쌀 등 추가 개방 온도차
세부 조율·국내 설득 과제

25% 관세 부과 위기 속에서 한국은 일본과 유럽연합(EU)처럼 관세 인하를 대가로 대규모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를 내걸어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자동차 관세는 15%로 확정돼 목표치였던 12.5%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단기적 무역 불확실성은 해소했다는 평가다. 외신은 수출 주도형 경제인 한국이 이번 합의를 통해 단기적 불확실성을 걷어냈지만 실질적 이행과 세부 내용 조율, 국내 설득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EU식 무역 합의로 '선방'…외신 "단기 불확실성 해소"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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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EU와 동일한 관세율 15%…자동차 12.5% 목표 달성 못 해

미 매체 악시오스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과의 무역 협정을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틀(same framework)로 체결했다"며 한국산 제품에는 15% 관세를 적용하고 미국산에는 무관세가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했던 25%보다 낮고, 일본·EU와 동일한 수준이다.


핵심 사안이었던 자동차 관세는 15%로 확정돼 정부 목표였던 12.5% 달성에는 실패했다. 일본·EU도 자동차 관세율은 15%로 동일하다. 다만 EU·일본은 기존 2.5% 관세가 포함된 수치이고, 한국은 FTA로 무관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는 일본·EU와 마찬가지로 기존 50%가 유지된다.

일본·EU식 무역 합의로 '선방'…외신 "단기 불확실성 해소" 미국 측의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돌연 연기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을 취소하고 공항을 나서고 있다. 2025.7.24. 강진형 기자

3500억달러 대미 투자…李대통령, 추가 발표 예정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급박한 협상에 나서야 했던 우리 정부가 관세 인하를 받아내기 위해 미국에 내준 대가는 일본, EU와 비슷한 형태의 대규모 투자와 에너지 구매 제안이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타결을 발표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며, 그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돌아간다"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4000억 달러보다는 적지만, 애초 우리가 제시했던 1000억 달러보다는 큰 규모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투자 압박이 상당히 강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EU·일본과 협상할 때도 투자액을 현장에서 증액했다.


수익 배분 비율은 일본과 동일하나, 향후 투자금액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U·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관세 인하를 대가로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아직 서면 합의로는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2주 안에 워싱턴을 방문해 추가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EU식 무역 합의로 '선방'…외신 "단기 불확실성 해소"

GDP 환산 시 韓 부담 더 커…1000억달러 에너지도 구매해야

대미 투자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환산하면 한국의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지난해 명목 GDP는 약 4조260억 달러였고, 이번 대미 투자 규모는 GDP의 13.6% 수준이다. 한국의 명목 GDP는 1조8700억 달러로, 이번 대미 투자액은 GDP의 약 18.7%에 달한다. 양국 경제규모는 다르지만, 같은 무역 프레임에서도 한국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셈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위해 일본과 EU처럼 대규모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라는 '선물 보따리'까지 안겼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은 또 향후 3년 반에 걸쳐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다른 에너지 제품 1000억달러 상당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U는 3년에 걸쳐 7500억 달러 규모를 수입해 러시아산을 대체하기로 했으며 일본은 에너지 직접 수입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를 약속했다.


쌀·소고기 추가 개방 안 해…세부 내용서 트럼프와 온도차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쌀·소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후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모든 제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세부 내용에서는 청와대 입장과 온도차를 드러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국내 쌀·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쌀 시장을 미국에 완전 개방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인 반면,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약 77만t(톤)을 유지하면서 미국산 쌀의 비중을 늘린다고 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반도체·의약품 관련해서는 러트닉 장관은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 동맹 간 일부 현안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합의 내용은 무역 문제에 국한됐다고 한국 정부는 밝혔다"며 "다른 현안들은 향후 몇 주 안에 두 정상이 만날 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 단기 무역 불확실성 해소…세부 내용 조율·합의 이행 방식 과제로

외신은 미국의 6대 교역국인 한국이 이번 합의로 단기적 무역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수주간의 숨 가쁜 협상과 고조되는 경제 불안 끝에, 미국과 한국이 위협적인 관세를 대폭 낮추고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확보하는 포괄적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며"핵심 수출 산업을 지켜냈고, 미국 주도의 새로운 글로벌 무역 질서 속에서 발판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합의는 트럼프식 관세·투자 맞교환 모델의 전형이며,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 주요 수출국들이 미국 주도의 글로벌 무역 프레임워크에 편입되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투자금 집행 방식, 시장 개방 범위, 미국 투자 프로젝트 선정 등 핵심 세부 내용 조율과 내부 설득 과정이 협상 이후 과제로 남았다. 로이터는 "투자 구조의 불확실성과 향후 자동차 관세 범위의 모호성이 남아 있으며, 청와대 내부 협상 주체의 정책 해석과 구체적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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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번 협상은 한국 새 정부에게 특히 민감한 사안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한국 소고기·쌀 시장 접근 확대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라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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