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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원인, 환자의 삶 속에서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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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으로부터 온 편지' 출간한 노영범 한의사
초진환자 1~2시간 진료하며 원인 추적
무너진 몸 균형 한약으로 회복
병 돌아오지 않도록 '습관' 훈련도

"정신질환의 원인은 단순히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때문만은 아닙니다.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등 환자의 삶과 주변 환경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예요. 이러한 근본 원인에까지 접근할 때 비로소 진정한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정신질환 원인, 환자의 삶 속에서 살펴봐야" 노영범 한의사(10월10일한의원 원장)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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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정신질환 치료에 집중해 온 노영범 한의사(경기 부천 10월10일한의원 원장)가 진료 현장에서 만난 환자 사례와 치료 경험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풀어낸 저서 '고대인으로부터 온 편지'를 출간했다. 노 원장은 2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많은 이들이 우울, 불안, 불면, 공황, 분노, 산만함 등을 호소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이 아닌 병의 근원적 원인을 추적하고 개선하는 방식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원장은 2015년 김경일 상명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와 함께 서기 200년쯤 중국 후한 시대에 쓰인 '상한론(傷寒論)'을 재해석해 책으로 내고 이를 정신질환 치료에 적용해 한의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의과대학의 주요 과목 중 하나인 상한론은 인체가 어떤 방식으로 병에 반응하는지를 적어놓은 고대의 관찰 기록이자 치료법이다. 그는 기존 국내에 소개돼 있던 상한론 번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문자 하나하나를 연구하며 상한론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그 속에 각종 현대인의 정신질환과 유사한 증상 및 치료법이 있음을 밝혀냈다.


노 원장은 "일례로 오늘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는 공황장애라는 병명이 상한론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공황장애가 나타날 때의 대표적인 증상인 호흡곤란은 '기상충(氣上衝·호흡이 위로 올라옴)'이라는 표현으로 기록돼 있다"며 "고대인들이 이 증상에 처방했던 생약 약물(한약재)을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복용하게 한 결과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환자의 삶 속에서 병을 갖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발현됐는지를 거슬러 살펴보는 과정을 꼽았다. 환자 한 명당 평균 30분, 초진 환자는 1~2시간씩 할애해 환자가 이야기하는 병의 원인에 집중하고 추적하는 이유다. 환자가 자신의 정신적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게 되면 스스로 그 원인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믿는다. 노 원장은 "환자가 겪는 병의 원인을 삶의 흐름에서 진단하고, 무너진 몸의 균형을 한약으로 회복시킨 뒤 정상적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게 함으로써 다시 병이 돌아오지 않도록 삶의 습관을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이 책에선 과거 정신과 약물에 장기간 의존한 결과 약을 완전히 끊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서서히 회복해 가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환자의 유년기 기억, 가족관계, 감정 패턴 등 개인의 삶을 맥락화해 병의 서사를 추적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도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정신질환 원인, 환자의 삶 속에서 살펴봐야"

한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서양의학의 약물 치료 효과 또한 인정한다. 노 원장은 "초기 대응이 중요한 급성기 정신질환이나 심각한 조현병을 앓는 환자라면 양약을 통한 증상 완화가 우선"이라며 "하지만 오랜 정신과 치료에서도 별다른 차도가 없거나,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면서 부담을 느끼는 환자의 경우 한약으로 치료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의학적 치료는 단기간에 효과가 나지 않는 만큼 서서히 약을 줄이거나 필요한 경우 정신과 약물과 한약을 함께 복용하고, 약을 완전히 끊은 후에도 수개월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꾸준히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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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원장은 "단순한 정신질환 증상의 완화가 아닌 비정상적인 상태에 놓인 환자의 몸과 마음을 정상으로 회복시킨 후 다시금 재발 없이 온전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 환자를 질병 발생 이전의 삶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치료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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