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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상수장 '80분' 협상…조선·투자 카드로 美설득 총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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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유사한 '투자+관세 딜' 시도
8월 1일 전 타결 목표

한미 통상수장 '80분' 협상…조선·투자 카드로 美설득 총력(종합)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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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관세 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전략 제조업 협력과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핵심 카드로 미국 측 설득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진행하며, 오는 8월1일로 예정된 25%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한 외교전을 본격화했다.


대규모 투자 고리로 관세 인하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이날 오전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약 8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을 제안하고, 그 대가로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완화를 요청했다.


김 장관은 전날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하고, 오는 8월 말 부산에서 열리는 '에너지 슈퍼위크' 참석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1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이 참여하는 이 투자안은 일본이 미국과 체결한 5500억달러 규모 투자 약속과 15% 관세 인하 사례를 의식한 대응 카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 공급망 안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에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투자와 기술이전, 고용 창출이 동반되는 일종의 '패키지 딜'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이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미국 측은 단순한 투자 약속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고용효과와 지역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조선업으로 美제조 부흥 기여…농산물 개방은 난제

한국 정부가 제시한 또 하나의 핵심 카드는 조선업 협력이다. 미국 내 제조기반 재건이라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한화오션과 HD현대 등 국내 조선 빅2가 미국 해군 정비, 상업선 건조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해군과의 기술협력 확대 등도 테이블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산업협력 이상의 정치·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면서도 미국 내 고용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는 'Made in USA' 기조와도 결을 같이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한·미 제조 르네상스 파트너십'이라는 개념을 공식화하고, 관세 감축과 맞바꿀 수 있는 핵심 지렛대로 조선업 협력을 설정한 상태다.


반면, 미국산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는 여전히 협상의 '지뢰밭'이다. 특히 우리 농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국내 정치권과 농민단체는 미국산 고품질 과일류가 유입될 경우 기존 농가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협상 테이블에서 농산물 항목은 제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쌀, 쇠고기 등 민감 품목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측은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일부 과일 및 견과류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일정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 한 관계자는 "우리 내부 정치 상황과 산업 피해를 감안하면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분야"라며 "협상 시나리오별로 민감도에 따라 정밀하게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협상 시한 '일주일'…타결이냐, 연기냐

남은 변수는 시간이다. 관세 발효 시한은 8월1일.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관세가 자동으로 부과된다. 다만 미국 측도 '문 닫힌 협상'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유지하고 있어, 부분 타결 혹은 시한 연장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정부는 실무협상과 고위급 외교를 병행하며 막판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김 장관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을, 여 본부장은 그리어 USTR 대표 및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개별 면담을 갖고 관세 협상 진전 및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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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이제는 국익 극대화를 위한 실리 협상의 시간"이라며 "균형 있는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통상수장 '80분' 협상…조선·투자 카드로 美설득 총력(종합)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만나 협상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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