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첫 반도체 소재 합작…2027년 준공
11나인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목표
기술력·친환경·전략적 협력 삼박자 맞춰
OCI홀딩스와 일본 도쿠야마가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은 태양광용이 아닌 '11 나인(99.999999999%)'급 초고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목표로 한다. 한일 기업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CI홀딩스는 16일 오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말라주 산업단지에서 도쿠야마와의 합작법인 OTSM(OCI Tokuyama Semiconductor Materials) 기공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이 합작법인은 OCI홀딩스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OCI테라서스와 도쿠야마가 지분을 5대 5로 보유하며, 총 4억3500만달러(약 6000억원)를 들여 연간 8000t 규모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세운다.
OCI홀딩스는 16일 오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말라주 산업단지에서 도쿠야마와의 합작법인 OTSM(OCI Tokuyama Semiconductor Materials) 기공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왼쪽 두번째), 김택중 부회장(오른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공식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OCI홀딩스
공장은 2027년 상반기 준공 후 고객사 승인 절차(PCN)를 거쳐 2029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소재 생산은 OCI테라서스의 기존 부지 약 4만평을 활용한다. 생산된 제품은 한국, 일본, 대만의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공장 운영 전력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사라왁에너지(SEB)와의 10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수력발전으로 공급받는다. 이는 고에너지 공정이 필수인 반도체 소재 생산에 있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 대응에 유리하다.
OCI홀딩스는 현재 군산공장에서 연간 4700t 규모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 중이다. 이번 합작공장을 통해 생산량은 1.7배 가까이 확대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동시에, 도쿠야마가 보유한 고순도 정제 기술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합작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추진된 첫 반도체 소재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양국 간 협력은 완제품 및 장비 위주에 한정됐으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에서의 전략적 동맹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OTSM이 생산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쿠야마, 사라왁주와의 협력을 통해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사라왁주 아방 조하리 주지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레이시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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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일반 태양광용과 달리 초고순도 기술이 필수로, 독일 바커(Wacker), 미국 헴록(Hemlock), 일본 도쿠야마 등 세계 일부 기업만이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이번 합작으로 기술 고도화, 친환경 생산, 아시아 중심의 공급망 확대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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