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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칩 수출 허용…中 희토류 수출 재개와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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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H20칩 판매, 中과 희토류 협상서 카드"
성능 네 번째 칩이라 괜찮아
中 수출 재개에 엔비디아 첫 170달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가하기로 한 것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와 맞바꾼 결정이었다. 반도체 관련 첨단 기술의 유출은 차단하면서도 자국 기업의 수출 길은 일부 열어두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의 대(對)중국 인공지능(AI) 칩 판매 승인에 엔비디아 주가는 15일(현지시간) 4.04% 급등한 170.70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美, 엔비디아 칩 수출 허용…中 희토류 수출 재개와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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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H20 칩 수출을 허가한 이유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중국에 이런 칩 구매를 허용했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막았고, 이후 중국과 (희토류) 자석 합의를 하면서 우리는 중국에 칩을 다시 팔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자석 합의는 미·중 양국이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일부의 해제를 맞교환하기로 한 합의를 뜻한다.


즉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자석의 대미 수출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건(H20) 오래된 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에 판매할 수 있게 했고, 우리는 그 결정을 재고했다. 하지만 이제 엔비디아가 가장 최신형 칩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엔비디아가 최신형 칩인 블랙웰을 개발했고, H200와 H100 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중국 판매를 허용한 H20 칩은 성능 기준으로 네 번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최고의 제품을 팔지 않는다. 두 번째나 세 번째로 좋은 제품도 팔지 않는다. 난 네 번째로 좋은 제품을 파는 것은 우리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수출을 완전히 막지는 않되 핵심 AI 기술이 담긴 주력 제품은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동시에 엔비디아에는 일부 수출 경로를 열어줘 숨통을 트여준 것이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대중 수출 제한 조치를 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4%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4조1650억달러로 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발 호재가 AI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27% 상승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AI 반도체보다 "한 단계" 앞선 반도체를 개발하고, 그보다 낮은 사양은 중국이 계속 사도록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 "중국의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에 중독되도록 하는 데 충분한 만큼을 팔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규제에 따라 고성능 AI 칩 대신 성능을 낮춘 H20 칩을 중국에 공급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H20 칩 수출에도 정부 허가를 의무화하며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해당 수출 통제 조치가 올해 5~6월 연이어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협상 지렛대로 활용됐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그건 우리가 제네바와 런던에서 활용한 협상 카드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협상에서 H20 수출통제를 논의했다면서 "중국은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갖고 있었고, 우리는 중국이 원하는 것들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수출 규제가 오히려 화웨이 의존도를 높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화웨이가 훨씬 더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데 화웨이에 중국 시장 전체를 넘기면 화웨이의 연구개발(R&D)을 엄청나게 보조하게 된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면 그들을 중국의 품 안으로 밀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수요 증가가 수익과 R&D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차단하려면, 수출 규제 해제를 통해 시장 독점을 완화하고 수요를 미국 기업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러트닉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 정부가 저렴한 전기요금을 통해 철강업계를 사실상 보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트닉 장관은 "중국, 일본, 한국은 자국 철강기업에 전력을 무료로 또는 사실상 무료로 준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우리한테 철강을 덤핑하고 우리 국내 철강기업들을 망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철강사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내용이지만 한국 정부와 철강사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미 상무부가 2023년 9월 "한국의 저렴한 전기요금이 철강업계에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미국에 수출한 후판에 1.1% 상계관세 부과한다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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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현대제철에 부과된 상계관세 소송에서 일차적으로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상무부는 철강 등 해당 산업 부문의 전기 사용량이 많다는 이유로 특정성(특정 산업 집중 지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지만, CIT는 단순한 사용량만을 고려한 것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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