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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수염 기르면 안돼"…종교·인종 차별 우려 휩싸인 면도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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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의료적 면도면제 규정 폐지
시크교협회 "수염, 군 복무에 방해되지 않아"
가성모낭염 심한 군인들도 퇴출 우려

"미군은 수염 기르면 안돼"…종교·인종 차별 우려 휩싸인 면도 의무 9일(현지시간) 미 육군이 면도 의무 규정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종교적 이유를 제외하고 모든 군인들에게 면도 의무가 적용된다. 미 육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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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면도를 하지 않는 병사들을 원칙적으로 군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종교·건강상 이유로 면도 의무를 면제받은 수만명의 병사들이 반발하면서 종교 및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시크교 협회 "수염이 군 복무에 문제 일으키지 않아"
"미군은 수염 기르면 안돼"…종교·인종 차별 우려 휩싸인 면도 의무 2017년 미군 내 시크교도 군인들의 면도 의무 규정 철폐에 나섰던 심라트팔 싱 소령의 모습. 시크교에서는 남성들이 머리카락과 수염을 자르지 않는 교리를 지켜오고 있다. 미 육군 홈페이지

시크교협회(Sikh Coalition)는 최근 미 육군이 향후 2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면도 의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장병을 군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수염을 기른다고 군 복무에 방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어 성명을 통해 "미 육군의 면도 의무에서 종교적 사유를 예외로 인정한다 해도 시크교를 믿는 군인들은 '면제 승인서'를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하고, 감시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미국에 거주하는 인도 시크교도들이 받는 종교적 불이익을 막기 위해 2001년 설립됐다.


앞서 미 육군은 종교적 이유로 국방부로부터 면도 의무를 면제받은 병사들을 제외한 모든 병사들이 수염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히며 "규율을 중시하는 군 문화를 강화하는 것으로 규율이 곧 준비태세"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올해 3월 신체적 적합성과 체형, 면도 등과 관련해 군의 규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미 해병대를 시작으로 면도 의무 규정 강화 조치가 모든 군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수염 금지규정 생긴 이유, 방독면…피부 밀착 방해
"미군은 수염 기르면 안돼"…종교·인종 차별 우려 휩싸인 면도 의무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카마릴로 지역에서 미국 국경순찰대 병사들이 방독면을 쓰고 불법체류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국방부가 면도 의무 규정을 만든 주요 이유는 수염이 작전 중 방독면 착용에 방해가 되기 때문으로 알려져있다. 방독면은 입술 및 안면 피부와 완전히 밀착돼야 독성물질 유입을 막을 수 있는데 콧수염과 턱수염이 긴 경우에는 밀착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 군사전문매체인 밀리터리닷컴은 "미군의 방독면 마스크 사용 지침에서는 수염이 계속 자랄 경우 군이 보유 중인 방독면 마스크의 보호력이 지속 저하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수염 난 사람에게도 적절한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현장조건에 맞게 유지관리가 가능한 마스크는 추가적인 연구와 개발 테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방독면을 반드시 착용해야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면도 면제여부와 관계없이 지휘관이 면도를 요구할 수 있다. 밀리터리닷컴은 "모든 군인이 독성 작용제에 노출될 구체적 위협이 있다면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수염을 기르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고 면도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성모낭염 앓는 흑인병사들 퇴출 우려…인종차별 논란
"미군은 수염 기르면 안돼"…종교·인종 차별 우려 휩싸인 면도 의무 8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 참여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EPA연합뉴스

다만 질병 문제로 수염을 기를 수 없어 그동안 면도 의무를 면제받았던 흑인병사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군 내 흑인 장병 중 약 45%가 가성모낭염(PFB) 질환을 갖고 있으며 이로인해 미군 내 약 4만명이 의료적인 이유로 면도를 면제받고 있다. PFB는 면도 후 수염이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피부변색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흑인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메릴랜드주의 피부과 의사인 실번 소던 박사는 NYT에 "PFB는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며 피부 안쪽으로 파고드는 내성 턱수염 때문에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수염을 완전히 밀지 말고 짧게 남겨놔야한다"고 밝혔다. PFB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레이저 시술이 있지만 이 경우 병사 1인당 수만달러의 수술비가 지원돼야할 것이라고 소던 박사는 지적했다.


미군 안팎에서는 이번 면도 의무 규정 강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기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면도 의무 규정 강화가 군대 내 인종·종교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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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 국가들은 군인들의 면도 의무 규정을 없애는 추세다. BBC에 따르면 영국 육군은 지난해 모병 촉진을 목적으로 군인들의 수염 금지 규정을 폐지했다. 인도 시크교, 이슬람교도 군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독일과 벨기에, 덴마크, 캐나다 등도 수염을 기를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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