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안주면 노르웨이 폭격"… 트럼프 패러디 확산

노벨상 수상자 선정국 압박 의미
트럼프, 이러한 발언 한 적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으면 노르웨이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가짜 주장을 담은 패러디물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와 같은 주장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내가 (이란 핵시설을) 날려버려 평화를 가져왔다. 노르웨이도 폭격하기 전에 노벨상을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진을 넣었다. 또 사진 상·하단에는 '평화의 폭탄을 투하하라(Drop the Peaceful Bombs)'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평화의 폭탄을 투하하라(Drop the Peaceful Bombs)'는 문구가 적힌 패러디물. 엑스(X) 캡처

이는 지난달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과 휴전 압박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이 마무리된 점을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국가인 노르웨이를 압박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앞서 지난달 26일 '보로위츠 리포트'라는 풍자 매체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둘째 날 노르웨이가 자신을 "매우 불공정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하며 "평화상을 건네지 않으면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이 매체 운영자는 미국 뉴햄프셔주에 사는 작가 겸 코미디언 앤디 보로위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거듭 말해왔다. 그는 지난달 트루스소셜에 "아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이란 등 어떤 결과를 낳든 난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사람들은 알고 있고, 그게 내게 중요한 전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미국 대통령들은 이전에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1906년 러일 전쟁 종식을 중재한 공로로 미국 대통령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1919년 국제 연맹(유엔의 전신) 창설과 제1차 세계대전 종전에 기여한 공로로 같은 상을 받았다. 또 2002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평화로운 갈등 해결, 민주주의 증진,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공로로 수상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에 '외교와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탁월한 노력'을 인정받아 이 상을 받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