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1년에 전기료만 3000억…바짝 벌어도 못 낸다" 요금폭탄에 무너지는 기업들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한해 전력사용료 62% 급증
각종 변수에 영업익은 급감
감산·야간조 전환·해외 이전
석화업계 폭탄 피하기 안간힘
AI 수요 늘어 IT업계도 압박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이후 파장은 중화학·전자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강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발 공급과잉, 미국 관세인상 등 대외변수로 철강, 석유화학 등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전기료 부담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력비용이 급증하자 일부 기업은 감산이나 야간조 전환에 나섰고 자가발전 설비를 새로 짓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IT 업계 역시 수도광열비 급증으로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1년에 전기료만 3000억…바짝 벌어도 못 낸다" 요금폭탄에 무너지는 기업들
AD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한 해 지출하는 전력 사용료가 2023년 1845억원에서 지난해 2998억원으로 62.5% 급증했다. 지난해 추가 인상을 감안하면 올해 전기료는 지난해보다 10% 더 오를 전망이다. 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급감했다. 연간 이익을 1200억원 정도로 가정하면 일 년을 벌어 전기료도 못 낸다는 얘기다.


"1년에 전기료만 3000억…바짝 벌어도 못 낸다" 요금폭탄에 무너지는 기업들

아연 제련기업인 영풍은 2023년에만 2384억원의 전력비를 지출하며 전년(1789억원) 대비 증가율이 33%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전기료 부담이 2051억원으로 줄었지만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영풍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플랫폼 기업들도 요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 가동 이후 전기요금이 급증해 지난해 수도광열비가 전년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한 곳의 전기요금이 연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AI 수요가 커질수록 이 비용도 계속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황이 안 좋은 기업들은 전기료 폭탄을 피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의 주간 가동을 줄이고 야간 조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력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풍은 자가 발전과 저장설비 구축에 나섰다.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증기터빈 발전(STG) 설비를 통해 연간 약 64GWh(전체 사용량의 5.3%)를 자체 조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약 95억원의 전력비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50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운영해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을 줄여 연간 17억5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아꼈다.


하지만 철강 등 일부 업계에선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설비 투자가 더 이상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에너지 효율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단기적으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에너지종합기술연구소(RITE)의 국가별 에너지 효율 비교에 따르면 고로·전로 기준으로 한국은 일본(100)을 기준으로 102를 기록해 세계 2위, 전기로 기준으로는 101로 일본(100)에 이어 역시 2위를 차지했다.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이는 만큼 추가적인 절감 여력은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석유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도 가스터빈 기반의 자체 발전소를 통해 일부 전력을 조달하고 있으나 그 외 대응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AD

전기요금 부담을 피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사례도 늘고 있다. SKC, OCI홀딩스, SK넥실리스 등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은 유지하되 대량 전력을 요구하는 공정은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기료 상승이 국내 제조 생태계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