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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고객 잡아라…바빠진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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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책임, 빈틈 많은 보호막…D&O 보험을 다시 묻다]
③가입 임원 소송방어 위주로 보장
기업·임원, 면책조항 숙지필수
책무구조도·중대재해법 등 특약필요

편집자주기업 임원의 책임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책무구조도 도입, 상법 개정안 추진 등 각종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경영진은 점점 더 다양한 법적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주주소송 등 법률적 책임은 기업뿐 아니라 임원 개인의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임원배상책임보험(D&O)은 기업 경영의 필수 안전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D&O는 임원의 직무상 과실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을 보호하는 동시에, 유능한 인재를 지키고 영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D&O 보험은 보장범위가 좁고 면책 조항이 복잡한 데다, 청구기준(claims-made) 방식과 외국 약관을 단순 번역해 쓰는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국내 실정에 맞는 약관 정비와 실효성 있는 상품 설계가 시급하다. 아시아경제는 이번 기획을 통해 D&O 보험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었다.

상법 개정안 도입이 임박하자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임원배상책임보험(D&O) 정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상법 개정 후 임원 피소가 증가하면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D&O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침이 있지 않은 이상 상품개정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D&O 고객 잡아라…바빠진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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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소송비 보장…고의범죄는 면책

현재 삼성·DB·메리츠·현대·KB 등 '빅5'를 비롯한 일부 중소 손해보험사들이 D&O를 팔고 있다. 한 대형사 기준 지난해 D&O 계약건수는 230여건, 수입보험료는 약 100억원 수준이었다. 평균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율)은 55~60%였다. 중소형사의 경우 지난해 계약건수는 20여건, 수입보험료는 5억~10억원 수준이었다.


주요 보험사의 상품약관을 보면 주로 변호사 비용과 손해배상금 등에 관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공시누락, 관계기관 인허가 보고실수, 직원 부당해고 소송에서 지적된 경영진의 부적절한 지시 등을 보장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임원의 직무상 직무 위반뿐 아니라 태만, 과실, 허위진술, 실수 등에 의한 손해배상까지 지원한다. 메리츠화재는 임원이 손해를 방지하거나 경감하는 데 사용했던 비용까지 보장한다. 하나손해보험은 회사가 임원의 재판 관련 비용을 보상하지 않을 경우 임원 개인에게 직접 보상하고 조사·조정 비용 등 소송 관련 실비도 제공한다.


특약은 상법 개정 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원 손해배상 지원 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 유가증권 관련 법인담보 특약, 고용관행 배상 책임담보 특약 등이 대표적이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외부감사인에 관한 법률(외감법) 과징금 담보를 특약으로 붙여 보장범위를 넓혔다. NH농협손해보험은 주주대표소송 담보 특약을 탑재했다.


D&O 고객 잡아라…바빠진 보험사들
정황통지 등 면책조항 숙지 필수

D&O에 가입하려는 기업·임원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건 면책조항이다. 면책조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보험사로부터 소송비 등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사외이사들과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면책조항 준수 여부를 둘러싸고 D&O 보험금 지급 관련 법적 공방을 벌였다. 대우조선은 2014년 KB손해보험 D&O에 가입했다. 다음 해 2조원대 분식회계 사태가 발생한 이후 대우조선은 메리츠화재 D&O로 갈아탔다. 메리츠화재는 D&O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조선이 KB손보에 '분식회계와 관련해 향후 보험금 청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정황통지'를 하도록 요구했다. 대우조선은 이를 이행한 뒤 메리츠화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대우조선 임원들은 KB손보와 메리츠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거절당했다. KB손보는 대우조선 대표가 분식회계 내용을 알고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됐다며 사외이사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대우조선의 정황통지가 유효하다고 봤고 KB손보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메리츠화재는 면책조항이 적용됐다. 분식회계 관련 소송은 메리츠화재의 보험 가입 기간에 발생했지만 보험금 지급 효력은 회사가 소송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보험사에 통지(정황통지)한 때로 봤기 때문이다.


이처럼 약관에 따른 보장 여부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기업이 반드시 최신 약관으로 D&O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소송, 데이터 유출, 중대재해처벌법 등 최근 리스크는 과거 약관에 명시되지 않았을 수 있으며, 최신 약관은 보장 범위를 넓히고 면책 조항을 줄이며 보험료 효율성까지 고려된 설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D&O 고객 잡아라…바빠진 보험사들
"책무구조도·중대재해법 등 법안 맞춤 특약 마련해야"

국내 보험사 D&O는 아직 보완해야 할 숙제가 많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책무구조도가 도입됐지만 아직 이와 관련한 보장내용과 특약을 갖춘 상품이 부족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는 "앞으로 금융권 책무구조도가 보편화하면 등기임원의 책무와 주주소송 내용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D&O 시장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명규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보험사고 보상은 기본적으로 사고가 아닌 청구액 기준으로 접근한다"며 "보장하는 손해 항목에 책무구조도 위반에 따른 기관 제재나 주가 하락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보험사들의 보장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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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는 D&O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당장 수익성이 높지 않고 법규 개정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개별 법규에 대한 보장과 특약을 늘리는 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법, 제도, 가이드라인 개선이나 변경을 추진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약관이나 담보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협회, 업계, 재보험사 등이 면밀히 협의해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조만간 영업조직을 통해 D&O 관련 상품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상법 개정이나 D&O 가이드라인 관련 구체적인 개선 방향이 나오면 보험료 인상이나 약관 개정 등 그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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