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이스라엘 유대 민족의 상징 사자
이란도 혁명 이전엔 사자 사용해
'독재 항거' 메시지 담았다는 분석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군 지휘관·핵물리학자 등을 공습한 뒤,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군사 작전을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사자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각각 수천년간 나라의 상징으로 삼았던 동물이다. 특히 이란에서 사자는 46년 전 혁명으로 붕괴한 옛 정부의 문양으로도 활용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명에는 이란 국민의 정부에 대한 저항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유대 민족 역사 관통한 '유다의 사자'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이스라엘의 정치 수도 예루살렘의 공식 도시 인장에는 유대 민족의 상징인 '유다의 사자'가 그려져 있다. '세계의 인장' 아카이브 홈페이지 캡처
AD

이스라엘 인구 970만명 중 유대 민족 740만명은 먼 과거부터 '유다의 사자'를 민족 상징으로 여겼다. 이 사자는 유대인의 민족 신화인 히브리 성경 창세기에서 발견된다. 히브리 족장 야곱은 아들 유다(유대 민족의 시조)를 축복하며 "너는 젊은 사자와 같다"고 했는데, 이후 유다의 사자는 자연스레 유대 민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유다의 사자는 이스라엘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스라엘의 행정 수도인 예루살렘이 1950년 공식적으로 도입한 인장에도 유다의 사자가 그려졌다. 즉 '일어서는 사자'는 일차적으로 이스라엘 자체를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전날인 지난 12일 "암사자처럼 일어나고 수사자처럼 일어나는 백성"이라는 문구를 수기로 작성해 공개했는데, 이 문구도 성경에서 신의 전령이 이스라엘을 묘사할 때 읊은 말이다.

이란도 먼 과거부터 '사자의 나라'였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1850년대 이란 제국 공문서에 등장한 '사자와 태양' 문양. 온라인 아카이브 캡처

사자가 이스라엘만의 상징인 것은 아니다. 이란도 최소 12세기, 기록에 따라선 기원전부터 '사자와 태양'이라는 문양을 국가 상징으로 쓴 '사자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자와 태양은 한쪽 앞발에 큰 칼을 쥔 사자와 그 뒤에 떠오르는 태양을 묘사한 문양으로, 현대 이란의 뿌리인 고대 페르시아 제국 황실에서 사용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현대 이란 공화국(위)의 국기와 1979년까지 쓰인 이란 제국의 국기. 이란 공화국은 제국의 사자 문양을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과 칼'로 대체했다. 옛 이란 제국 국기는 공화국 신정에 반대하는 이란민주주의전국연합(NUFDI) 등 반정부 조직이 사용하고 있다. 픽사베이, NUFDI 홈페이지

사자와 태양은 고대 페르시아가 몰락하고 그 후신인 이란 제국이 들어설 때까지 꿋꿋이 살아남았다. 19세기 카자르 왕조 이란 제국은 사자와 태양을 공식 국가 동물로 채택했고, 이후 들어선 입헌군주제 팔레비 왕조는 1973년 현대화한 사자와 태양 문양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사자와 태양은 정부 기구 및 주요 청사, 이란 국기에도 빠짐없이 쓰였지만,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이란 제국이 붕괴하고 현대 이란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췄다.


오늘날 이란은 최고 종교 지도자를 국가 원수로 삼는 신권정치 체제(신정)다. 옛 왕조의 상징인 사자와 태양은 정부의 탄압 대상이 됐다. 지금은 신정 반대 세력이나 이란의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사자와 태양을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어서는 사자, 신정 독재 항거 메시지 담았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진행한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유튜브 캡처

이 때문에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스라엘이 사자를 통해 이란 국민들에게 저항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일어서는 사자란, 실은 1979년 이전의 이란 제국을 뜻한다는 해석이다.


이스라엘 종교·역사학 연구가인 사울 사드카는 지난 13일 엑스(X) 글에서 "'일어서는 사자'는 깊은 정치적 상징을 담은 이름이다. 이란도 이스라엘처럼 2500년 동안 사자로 비유됐지만, 그 사자는 (혁명 이후) 지난 반세기에 걸쳐 유배 생활을 했다"며 "이제 이스라엘 덕분에 이란 제국이 50년 만에 재건의 기회를 붙잡는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이후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직접적으로 항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싸움은 이란 국민을 46년간 억압한 독재 정권과의 싸움이다. 이란 국민은 지금이야말로 사악한 정권에 맞서 일어설 기회"라며 "(이란) 해방의 날은 가까워졌으며, 해방이 이뤄지면 우리 두 고대 민족은 다시 위대한 우정을 꽃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AD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전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첫 공습 당시 은신했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8일 "시오니스트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며 정면 보복을 선언했다. 다음날 이란군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해 이스라엘 남부 소로카 병원 등 4곳을 타격, 최소 3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또한 전투기 40여대를 동원해 이란 아라크 핵시설 등을 추가 공습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