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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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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대 민족의 상징 사자
이란도 혁명 이전엔 사자 사용해
'독재 항거' 메시지 담았다는 분석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군 지휘관·핵물리학자 등을 공습한 뒤,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군사 작전을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사자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각각 수천년간 나라의 상징으로 삼았던 동물이다. 특히 이란에서 사자는 46년 전 혁명으로 붕괴한 옛 정부의 문양으로도 활용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명에는 이란 국민의 정부에 대한 저항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유대 민족 역사 관통한 '유다의 사자'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이스라엘의 정치 수도 예루살렘의 공식 도시 인장에는 유대 민족의 상징인 '유다의 사자'가 그려져 있다. '세계의 인장' 아카이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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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구 970만명 중 유대 민족 740만명은 먼 과거부터 '유다의 사자'를 민족 상징으로 여겼다. 이 사자는 유대인의 민족 신화인 히브리 성경 창세기에서 발견된다. 히브리 족장 야곱은 아들 유다(유대 민족의 시조)를 축복하며 "너는 젊은 사자와 같다"고 했는데, 이후 유다의 사자는 자연스레 유대 민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유다의 사자는 이스라엘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스라엘의 행정 수도인 예루살렘이 1950년 공식적으로 도입한 인장에도 유다의 사자가 그려졌다. 즉 '일어서는 사자'는 일차적으로 이스라엘 자체를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전날인 지난 12일 "암사자처럼 일어나고 수사자처럼 일어나는 백성"이라는 문구를 수기로 작성해 공개했는데, 이 문구도 성경에서 신의 전령이 이스라엘을 묘사할 때 읊은 말이다.

이란도 먼 과거부터 '사자의 나라'였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1850년대 이란 제국 공문서에 등장한 '사자와 태양' 문양. 온라인 아카이브 캡처

사자가 이스라엘만의 상징인 것은 아니다. 이란도 최소 12세기, 기록에 따라선 기원전부터 '사자와 태양'이라는 문양을 국가 상징으로 쓴 '사자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자와 태양은 한쪽 앞발에 큰 칼을 쥔 사자와 그 뒤에 떠오르는 태양을 묘사한 문양으로, 현대 이란의 뿌리인 고대 페르시아 제국 황실에서 사용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현대 이란 공화국(위)의 국기와 1979년까지 쓰인 이란 제국의 국기. 이란 공화국은 제국의 사자 문양을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과 칼'로 대체했다. 옛 이란 제국 국기는 공화국 신정에 반대하는 이란민주주의전국연합(NUFDI) 등 반정부 조직이 사용하고 있다. 픽사베이, NUFDI 홈페이지

사자와 태양은 고대 페르시아가 몰락하고 그 후신인 이란 제국이 들어설 때까지 꿋꿋이 살아남았다. 19세기 카자르 왕조 이란 제국은 사자와 태양을 공식 국가 동물로 채택했고, 이후 들어선 입헌군주제 팔레비 왕조는 1973년 현대화한 사자와 태양 문양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사자와 태양은 정부 기구 및 주요 청사, 이란 국기에도 빠짐없이 쓰였지만,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이란 제국이 붕괴하고 현대 이란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췄다.


오늘날 이란은 최고 종교 지도자를 국가 원수로 삼는 신권정치 체제(신정)다. 옛 왕조의 상징인 사자와 태양은 정부의 탄압 대상이 됐다. 지금은 신정 반대 세력이나 이란의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사자와 태양을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어서는 사자, 신정 독재 항거 메시지 담았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은 '일어서는 사자'…숨은 메시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진행한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유튜브 캡처

이 때문에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스라엘이 사자를 통해 이란 국민들에게 저항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일어서는 사자란, 실은 1979년 이전의 이란 제국을 뜻한다는 해석이다.


이스라엘 종교·역사학 연구가인 사울 사드카는 지난 13일 엑스(X) 글에서 "'일어서는 사자'는 깊은 정치적 상징을 담은 이름이다. 이란도 이스라엘처럼 2500년 동안 사자로 비유됐지만, 그 사자는 (혁명 이후) 지난 반세기에 걸쳐 유배 생활을 했다"며 "이제 이스라엘 덕분에 이란 제국이 50년 만에 재건의 기회를 붙잡는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이후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직접적으로 항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싸움은 이란 국민을 46년간 억압한 독재 정권과의 싸움이다. 이란 국민은 지금이야말로 사악한 정권에 맞서 일어설 기회"라며 "(이란) 해방의 날은 가까워졌으며, 해방이 이뤄지면 우리 두 고대 민족은 다시 위대한 우정을 꽃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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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전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첫 공습 당시 은신했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8일 "시오니스트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며 정면 보복을 선언했다. 다음날 이란군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해 이스라엘 남부 소로카 병원 등 4곳을 타격, 최소 3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또한 전투기 40여대를 동원해 이란 아라크 핵시설 등을 추가 공습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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