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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꿈 꺾는 상장규제]③갈수록 악화하는 대내외 여건, '바이오 새싹' 숨통 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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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상장기업에는 이런 요건을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데, 매출액 요건은 상장 후 5년간 면제, 법차손 요건은 3년간 면제된다.

문제는 유예 기간이 끝나자마자 상당수 기업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줄줄이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8~2019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 특례와 법차손 특례가 속속 종료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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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혹한기에 바이오벤처 직격탄

편집자주신약 개발은 시간과의 싸움이자 인내심의 경쟁이다. 적어도 십 수 년에 걸쳐 수 백 억원을 쏟아 부어야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불과 3~5년짜리 속도전에 내몰리고 있다. 초기 자금을 모으려면 현실적으로 증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법차손이나 매출액 같은 단순한 수치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이뤄지는 평가 기준을 못 맞추는 경우 시장에서 퇴출되고 미래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K-바이오'를 이끌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사표를 낸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전혀 엉뚱한 사업에 매달리며 '장부관리'에 힘쏟는 건 이런 구조의 단면이다. 아시아경제가 이런 현상과 그 원인을 들여다보고 장기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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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타트업을 둘러싼 대내외 자금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 긴축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가 중국 간 기술패권 갈등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 미국의 바이오 기술수출 규제 등 대외 변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바이오 꿈 꺾는 상장규제]③갈수록 악화하는 대내외 여건, '바이오 새싹' 숨통 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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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국내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자, 2022년 하반기부터 벤처캐피탈(VC)의 신규 투자 건수가 급감했고 2023년 들어 그 추세가 뚜렷해졌다. 한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고위험 업종으로 꼽히는 바이오 분야에는 새로운 민간 자금 유입이 사실상 끊겼다"고 토로했다.


1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VC 투자 규모는 2021년 3조4167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1조837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년 사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 바이오·의료 투자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벤처투자 증가율(9.5%)에도 못 미쳤다. 벤처투자 시장에서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9%에서 2023년 15% 수준으로 4년 만에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해 대규모 연구자금 조달에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특례상장은 재무 실적이 부족해도 우수한 기술력이 있으면 상장을 허용해준다. 다만 특례에도 회계적 조건이 따라붙는다. 연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거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하는 해가 최근 3년 중 2번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 지정은 곧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에는 이런 요건을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데, 매출액 요건은 상장 후 5년간 면제, 법차손 요건은 3년간 면제된다. 문제는 유예 기간이 끝나자마자 상당수 기업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줄줄이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8~2019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 특례(5년)와 법차손 특례(3년)가 속속 종료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법차손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는데,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디엑스앤브이엑스·에스씨엠생명과학·카이노스메드·셀루메드 등이 그 사례다.


올해는 2019년 10월~2020년 9월 사이 상장한 기업들이 매출액 30억원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이 기간 상장한 기업 22곳 중 10곳이 지난해 매출액 3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절반에 가까운 기술 특례 상장 바이오텍이 올해 '5년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퇴출 기로에 서자 업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중항체 신약을 개발하던 파멥신은 기술 특례로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2021년부터 3년 연속 연매출 30억원 미만에 그쳤다. 계속사업손실도 자기자본의 절반을 초과해 최근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파멥신 창업자인 유진산 부사장은 개인 SNS를 통해 "파멥신이 좀비기업으로 상폐돼야 한다면 많은 기업들이 줄상폐가 될 수 있고 이는 'K-바이오' 생태계 전체의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금융당국은 애초 공모 시 제시했던 사업계획과 실적 목표를 지키지 못했으니 관리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두 기업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상폐 관련 절차가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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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특성상 일정 기간 적자가 불가피한 만큼 법차손 기준은 기업의 현재 가치나 미래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실제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과 수백억원의 임상 비용이 드는데 단기 재무성과 중심의 잣대를 적용하면 자금력이 있는 기업조차 신약 개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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