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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카이 "배경이 파리 오페라 극장이어서 특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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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10주년 기념 '팬텀'에 세 번째 출연
"오페라 가수로서 꿈꿨던 무대 간접경험"

뮤지컬 배우 카이는 1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면서 수많은 명작에 출연했다. 그런 그에게도 '팬텀'은 유독 남다른 의미가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팬텀의 공간적 배경이 파리 오페라 극장이기 때문이다. 파리 오페라 극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오스트리아 빈의 국립 오페라 극장, 영국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 등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오페라 극장이다.


카이는 12일 팬텀의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본사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20년도 더 지나긴 했지만 그때는 오페라 가수로서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파리 오페라 극장) 무대에 서는 것을 늘 꿈꿨다"며 "팬텀이 저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카이는 서울대 성악과 출신으로 애초 뮤지컬 배우가 아닌 오페라 가수를 꿈꿨고 파리 오페라 극장은 라 스칼라 등과 함께 오랜 꿈의 무대였던 셈이다. 카이가 맡은 팬텀의 주인공 팬텀은 흉측한 얼굴 때문에 가면을 쓰고 파리 오페라 극장의 지하에 유령처럼 숨어 사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성악을 좋아하고 공부했던 저로서는 어린 시절 상상했던 꿈속에 들어와 있는듯한 느낌이다.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럽의 오페라 전용 극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하는 것이 꿈이었고 팬텀이라는 뮤지컬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렇게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팬텀' 카이 "배경이 파리 오페라 극장이어서 특별한 작품" 카이 [사진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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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은 2015년 국내 초연했다. 이후 2016년, 2018년, 2021년 공연이 성사됐고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이 지난달 3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했다. 오는 8월11일까지 공연한다. 카이는 초연 무대의 주인공이었고, 2021년에 이어 올해 개인적으로 세 번째 팬텀 무대에 오른다.


카이는 여전히 오페라를 사랑한다. 하지만 지금은 뮤지컬이 더 우선이다.


"오페라 애호가이기 때문에 오히려 오페라는 의지만 갖고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페라와 뮤지컬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오페라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 무대를 응원하고 숭고하게 바라보는 애호가로 남고 싶다."


지금은 자신을 '뮤덕(뮤지컬 덕후)'이라고 할 정도로 뮤지컬에 빠져 산다.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뮤지컬 작곡가 겸 제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 '러브 네버 다이즈(Love Never Dies)'를 보기 위해 일본을 다녀왔다. 러브 네버 다이즈는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의 후속작으로 알려졌다. '오페라의 유령'과 카이가 출연 중인 '팬텀'은 각각 다른 제작자가 만든 작품이지만 똑같이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1910년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다.


카이는 "러브 네버 다이즈가 한국에서는 아직 공연되지 않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공연할 것 같지도 않다"며 "뮤덕으로서 충분히 일본에 가서 볼 만하다고 생각해 여행 삼아 러브 네버 다이즈를 보기 위해서 일본을 다녀왔다"고 했다.

'팬텀' 카이 "배경이 파리 오페라 극장이어서 특별한 작품" 카이 [사진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카이는 팬텀의 매력으로 고전적인(클래시컬한) 순수함을 꼽았다.


"아주 전통적인 예술의 형태로 표현하는 순수한 사랑이 매력적이다. 그것을 클래식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팬텀만의 클래시컬한 매력이 있다. 요즘 많은 콘텐츠가 굉장히 빠른 속도의 사랑을 다루는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천천히 진행되는 사랑에 오히려 더 신선함을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는 2023년과 지난해 연극 '라스트 세션'과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했다. 연극 무대는 2015년 '레드' 이후 처음이었다. 배우로서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팬텀 같은 뮤지컬은 연기자로서 좀 답답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대사와 음악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대화체의 연기보다는 나쁘게 말하면 좀 부자연스럽고 사실적이지 않은 연기가 나온다.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끌어내야 하는 것이 뮤지컬 배우의 역량이다. 음악을 제외한 연극에서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수 있다. 그래서 연기를 공부하고 생각하는데 연극 출연이 큰 도움이 됐다. 연극을 하고 나서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면서 연기에 대한 시선이 최소한 한 발자국은 더 나아가지 않았나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팬텀' 카이 "배경이 파리 오페라 극장이어서 특별한 작품"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카이의 뮤지컬 데뷔는 2007년 '사랑은 비를 타고'였다. 이후 꽤 오랜 시간 공백기가 있었고 2011년 두 번째 작품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큘라',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몬테크리스토', '지킬앤하이드', '프랑켄슈타인' 등에 출연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섰다. 최근 10여년 동안에는 거의 대극장 뮤지컬 작품에만 출연했다. 카이는 어쩌면 좀 더 연극에 가까운 소극장 뮤지컬에도 모처럼 출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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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공연의 경우 출연 배우의 수나 무대 공간이 대극장과는 상이하기 때문에 극 중 캐릭터의 관계가 조금 더 유기적이고, 서사가 촘촘한 부분이 있다. 배우로서 무대에 섰을 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대극장에 비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 연이어 연극 무대에 서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 더 강해졌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소극장 무대에 올라보고 싶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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