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슐만 신임 CEO 9개월간 48억 받아
버버리, 2027년까지 직원 5분의 1 해고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경영 위기'를 이유로 앞으로 전 세계 직원 1700명을 대량 해고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신임 최고경영자(CEO)에게는 9개월 만에 48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보수를 지급해 논란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버버리는 최근 연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7월 취임한 조슈아 슐만 신임 CEO가 9개월간 총 260만파운드(약 4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슐만 CEO의 기본 연봉 135만6000파운드(약 25억원)다. 이 밖에도 그는 120만파운드(약 22억원)의 보너스를 받은 것은 물론 미국에 살던 그가 영국으로 이주하는 데 든 이사 비용 12만660파운드(약 2억2500만원)도 회사가 부담했다. 슐만 CEO가 새집을 구하는 데 쓴 13만5171파운드(약 2억 5000만원) 역시 지원받았으며 앞으로 1년 이상 매달 2만5000파운드(약 4700만원)의 주거 수당도 추가로 받는다. 지금까지 그는 벌써 5개월치 주거 수당을 받았다.
슐만 CEO는 올해 경영 목표치를 달성하면 보너스 최대 560만파운드(약 104억5000만원)도 챙길 수 있다. 만약 향후 3년 내 버버리 주가를 2배로 올려 영국 주가지수 중 하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100지수'에 재진입시키면 360만파운드(67억2000만원)의 추가 보너스를 받게 된다.
슐만 CEO는 미국 준명품 패션 브랜드 코치와 마이클 코어스의 전 대표로, 부진에 시달려온 버버리의 실적 회복을 위해 지난해 영입됐다. 그가 취임한 이후 버버리 주가는 약 50% 상승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관세 계획과 미국·중국 소비자 지출 감소 등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버버리는 지난해 7월 슐만 CEO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 전임 CEO 조나단 아케로이드에게도 약 150만파운드(약 28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이는 1년치 급여와 연금, 현금 혜택을 포함한 금액이다. 2021년 취임한 아케로이드 전 CEO는 3년도 못 채우고 버버리를 떠났다.
버버리가 전·현직 CEO에게 거액의 보수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버버리의 심각한 경영난과 맞물려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뜨는 뉴스
버버리는 지난해 3억8300만파운드(약 7145억원) 흑자에서 올해 6600만파운드(약 123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최근 버버리는 2027년까지 전 세계 직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700명을 해고하겠다는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회사는 기존 4000만파운드(약 746억원) 절감 계획에 더해 이번 대규모 감원으로 6000만파운드(약 1119억원)를 추가로 아낄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