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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간병비 지원 공약이 공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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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간병비 지원 공약이 공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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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TV토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간병비 국가 지원'이었다. 선거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일 만한 문제를 들고나왔는데 현재 당선이 유력한 두 후보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국민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앞서 지난해 총선에서도 간병비 급여화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간병비 부담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나누겠다"며 "공공이 부담을 나눠 간병 파산의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병실에 상주할 필요 없이 간호팀이 포괄적인 전문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도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어르신들의 건강을 국가가 챙겨서 자식 눈치를 안 보도록 하겠다"며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간병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 간병 시 최소 월 50만원, 65세 이상 배우자는 월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환자는 간병비, 입원비, 진료비 등을 내는데 이 중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하루 평균 간병비는 약 12만~15만원, 한 달이면 최소 360만~450만원 수준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환자와 보호자가 간병비로 지출한 비용은 2008년 약 3조6000억원에서 2018년 8조원 규모로 증가해 올해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환자 중증도를 5단계로 나눴을 때 중증도가 높은 1~3단계 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을 적용해도 연간 15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이 빠르게 바닥나고 있어 간병비를 지원할 돈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간 무분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의료공백 사태의 여파로 건보 재정은 올해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28년엔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건강보험료마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동결되면서 앞으로 국민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더 가파르게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세부 추진 계획이나 소요 재정,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두루뭉술한 대답만 내놓았다. 이 후보는 "간병비 급여 대상을 의료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여건에 따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 후보는 "과잉·중복 진료나 외국인에게 느슨하게 허용된 부분 등을 하나하나 점검해 낭비되는 부분을 줄여나가겠다"고 했다. 오히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토론회 이틀 뒤 중증질환자를 제외하고는 지나치게 자주 병원을 이용할 경우(연간 외래진료 120회 초과)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비는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본인부담차등제'를 확대해 건보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대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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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간병비는 피해갈 수 없는 가장 큰 노후 문제다. 개인과 가정이 부담하기 버거워진 간병비를 국가가 덜어주겠다는 돌봄 정책 또한 꼭 필요하다. 다만 막대한 재원을 써야 하는데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계획도, 해결책도 없다면 잠시나마 기대했던 국민에겐 가슴 답답한 희망고문이 될 뿐이다. 말로만 떠드는 공약은, 결국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방증에 지나지 않는다.




조인경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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