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로드웨이 공연 주간 매출
2주 연속으로 100만달러 돌파
토니상 뮤지컬 부문 최다 후보
현지 반응 뜨거워…수상 기대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 주간 매출이 2주 연속 100만달러(약 13억7600만원)를 돌파했다. 다음 달 8일(현지시간) 열리는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최다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흥행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브로드웨이 공연 전문 사이트 '플레이빌'이 지난 18일 기준으로 집계해 20일 발표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주간 입장권 판매액은 100만4624달러였다. 직전 주인 11일 기준 매출도 100만926달러였다. 2주 연속 100만달러를 넘긴 것은 브로드웨이 개막 이후 처음이다. 이전까지 주간 매출이 100만달러를 넘긴 때는 연말 특수를 누렸던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뿐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지난해 10월16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했고, 약 한 달 뒤인 11월12일 정식 개막했다. 공식 개막 직후인 11월 말 매출은 50만달러대였으나 입소문을 타며 올해 들어서는 안정적으로 80만~90만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 1일 제78회 토니상 후보작이 발표된 이후 관객 수가 많이 증가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뮤지컬 부문 최다 후보작이다. 작품상, 연출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작곡 및 작사), 오케스트레이션(편곡상), 무대 디자인상, 의상 디자인상, 조명 디자인상, 음향 디자인상 등 총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후보 발표 이후 매진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2주간 객석 점유율은 각각 99.46%, 101%를 기록했다. 국내 판권을 보유한 NHN링크의 이현중 홍보팀장은 "매진이 된 뒤 통로 등에서 관람 가능한 스탠딩 좌석이 판매되기도 한다"며 "그래서 객석 점유율이 100%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은 다음 달 8일 오후 8시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다.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 12일 발표된 제75회 외부 비평가협회상(Outer Critics Circle Awards)에서 최우수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상, 연출상, 음악상, 각본상 등 4관왕에 올랐고, 1일에는 뉴욕 드라마 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최우수 뮤지컬상도 수상했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브로드웨이 현지에서의 반응이 매우 좋아 3~5개 부문 수상이 기대된다"며 "작품상, 연출상, 각본상뿐 아니라 음악상과 남우주연상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토니상 26개 부문 중 17개 부문의 수상 예상작을 발표하면서, 뮤지컬 작품상 부문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이 '데스 비컴스 허(Death Becomes Her)'와 경합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시 그린 NYT 수석 비평가는 수상 예상작으로는 데스 비컴스 허를 꼽았지만, 개인적인 선택은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며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의 진보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그린 비평가는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대런 크리스를, 경쟁자로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의 조너선 그로프를 지목했다. 연출상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마이클 아덴과 '선셋 불러바드(Sunset Boulevard)'의 제이미 로이드가, 각본상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윌 애런슨과 '데드 아웃로(Dead Outlaw)'의 이타마르 모제스가 경쟁할 것으로 봤다. 아덴이 연출상을 수상할 경우 2023년 '퍼레이드(Parade)'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 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헬퍼봇'이라고 불리는,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를 다룬다. 올리버와 클레어는 한때 주인인 인간의 사랑을 받았지만 구형 취급을 받으며 지금은 버림받은 헬퍼봇으로 나온다.
이 작품은 우란문화재단의 창작지원 사업을 통해 2016년 12월 대학로에서 초연됐다.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6년 7월 뉴욕에서 영어 버전 리딩 공연을 하고 해외 진출을 준비했으며, 2020년에는 애틀랜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진행했다. 지난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성공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뜨는 뉴스
국내에서는 올해 연말 여섯 번째 시즌이 개막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올해 10월 개막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