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점고객 줄면서 인근 지점과 통·폐합 가속화
지점 대비 운영비 30~40% 저렴한 출장소로 대체
은행 비용 절감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함 늘어
최근 2년간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점 수가 245곳 줄어든 반면 출장소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들은 대면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항변하지만 은행들의 비용절감으로 인한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불편함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중 5대 은행의 전국 지점(출장소 포함) 수는 3755곳으로 2023년 말(3927곳) 대비 172곳 감소했다. 출장소를 제외한 지점 수로만 보면 같은 기간 3272곳에서 3027곳으로 245곳(7.49%) 줄었다. 금융당국이 2023년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중은행의 지점 수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감독원 및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국내 은행 지점·출장소 수(연말 기준)는 2020년 6405개, 2021년 6094개, 2022년 5800개, 2023년 5733개, 2024년 5625개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시중 5대 은행 중 출장소를 제외한 점포 폐쇄가 가장 많이 이뤄진 은행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2023년 말 기준 전국 703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2025년 상반기에는 620곳으로 줄여 불과 2년 새 83곳이 사라졌다. 이어 신한은행이 같은 기간 70곳의 지점을 폐쇄했고, 우리은행(55곳), NH농협은행(37곳)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2023년 말과 2025년 상반기 기준 533곳으로 변동이 없었다.
반면 출장소는 늘고 있다. 시중 5대 은행의 출장소는 2023년 말 654곳에서 올해 상반기 728곳으로 2년 새 74곳(11.31%) 증가했다. 시중 5대 은행 중 출장소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도 KB국민은행으로 같은 기간 94곳에서 153곳으로 59곳이 증가했다. 5대 은행 중 영업점을 가장 많이 줄인 만큼 출장소 운영으로 금융서비스 공백을 메운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나은행이 10곳, 우리은행이 3곳,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각 1곳씩 늘렸다.
이처럼 시중 은행들의 영업점은 줄어들고 있는데 출장소가 늘어나는 데에는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과거보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를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면서 영업점을 운영하는 것보다 출장소로 대체 운영하는 것이 경영상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점 하나를 운영하는 데는 인건비를 포함해 임대료, 관리비, 보안 비용 등 연에 수억 원이 들지만 출장소는 지점 대비 인력구성도 3분의 1가량으로 적은 데다 취급하는 업무도 한정되어 있어 지점 대비 비용이 30~40%가량 저렴하게 운영이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거래 고객의 증가로 내점고객이 적은 지점은 인근 지점과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고객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지점운영 효율화를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출장소 운영으로 대면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출장소는 간소화된 지점 형태로 개인 금융 위주로 취급해 전문적인 금융상담은 불가능할뿐더러, 개인 사업자들은 기업금융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출장소는 '디지털 출장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고령층의 이용불편은 훨씬 크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은 2023년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으로 시중 은행들의 점포 폐쇄 움직임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은 ▲점포 폐쇄 전 사전영향 평가 ▲지역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마련 ▲대체점포나 현금입출금기(ATM) 설치 등 보안책 마련 등을 담고 있다. 은행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우선인 만큼 금융당국의 대책도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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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폐합을 진행하며 거점점포 형태로 최대한 인근 고객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빠르게 비대면화가 진행되면서 고객들이 체감하는 불편함이 없도록 디지털전환(DX)에 따른 소외고객들에 대한 디지털금융 교육 서비스 등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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