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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건강보험 기반 공공의료…공공의대 신설, 실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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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정책포럼
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정책효과도 불확실
"기존 의대 지원하고 지역 정주여건 개선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공의대 설립' 공약을 두고 의사단체들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공의료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수련 환경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지역 의대, 공공의료사관학교 등 또 다른 공공 의료인력 양성 시스템을 추진하는 것은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지역·필수의료 강화라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은 건강보험 기반 공공의료…공공의대 신설, 실익 없어" 1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의료정책포럼에서 이은혜 이은혜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수가 '공공의대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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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1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공공의대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의료정책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택우 의협 회장은 "현실과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 정치적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교육 인프라와 수련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의 공공 모델을 설립하는 것은 오히려 의학교육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공의대 졸업생이 지역의료 인프라로 자리 잡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 지역의료 불균형과 필수의료 인력난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앞서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도 10년간 4000명 규모의 의사 증원안을 내놓으며 공공의대 설립안을 제시했으나 의사단체가 거세게 반발하며 무산됐다.


김 회장은 "공공의대 신설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그 정책의 효과성은 매우 불확실하다"며 "오히려 지역 공공병원 인프라 확충이나 필수·핵심의료 수가 개선, 지역 의료인력 정착 등 실질적인 곳에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이은혜 순천향대부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민주당의 공공의대 공약은 명분이 없고 실익도 없다"며 "기존 40개 의대가 공공의료인 건강보험 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수십 년째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공공의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당연 지정되는 한국 의료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미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공공의대가 명분이 있으려면 공공의대 출신만 공공의료에 종사하고 기존 국립의대와 사립의대 출신은 민간의료에 종사해야 한다"며 "공공의대 출신만으로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 의료를 제공하려면 공공의대 정원이 3000명쯤은 돼야 하니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의대를 운영했던 대만의 사례를 소개했다. 대만은 지난 1970년대 농촌 지역의 의료자원 부족 해결을 위해 국립양명의과대학을 설립하고 '공적자금지원 의학교육 프로그램(PFMP)'에 선발된 학생들에게 교육비 전체를 지원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지역에서 6년간 의무 복무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들 의사들도 대부분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면 의료취약지를 떠났다. 국립양명의대를 졸업한 4111명 중 3739명이 여전히 진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 중 의료 취약지에 근무하는 의사는 99명으로 2.7%에 불과하다. 김 연구위원은 "심지어 이 대학은 1988년 정부가 할당한 학생 수를 채우지 못해 자비 부담 학생과 혼합 운영을 하다 2009년 PFMP를 종료했다"며 "한국의 공공의대 설립도 예견된 실패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강주현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신(新) 의사확보 종합대책'에 따라 의사 부족 지역의 의대 정원 조정을 위해 '지역정원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로 입학한 의대생들은 졸업 후 도서·산간 지역에서 9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하지만 의무 복무 종료 후 의사 대부분은 높은 수입을 찾아 대도시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강 연구원은 "지역 편재 문제는 의사 수 증원이나 지역 정원 수 확대만으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며 "강제 인력 배치가 아니라 자발적 지역 정착을 위한 유인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대연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원장은 "지방의료원 상당수가 병상 수는 많지만 이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공공병원이 민간병원과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투자 측면에서도 민간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김 원장은 "현재 10개의 국립의대를 공공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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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기 의협 정책이사는 "해외 여러 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의료 취약지에 근무하고 있는 의료인력에 대한 지원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젊은 의사들은 교육이나 정주 여건이 취약한 곳으로 자발적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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