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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바닷바람]②"사업자선정 後 공사비 30% 껑충↑…정부·금융사 자금조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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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넘는 사업비…"투자 회수 불투명" 해상풍력 멈춘 이유
국산 터빈 뒤처지고 외국계 독식…흔들리는 해상풍력 생태계

[멈춰버린 바닷바람]②"사업자선정 後 공사비 30% 껑충↑…정부·금융사 자금조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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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우이도 앞바다에 400㎿급 해상풍력 단지를 짓는 '신안우이해상풍력' 사업은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 고정거래가격 입찰을 통해 선정된 프로젝트다. 당시만 해도 2조5000억원이던 사업비는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자재비 급등을 반영해 3조1000억원으로 한 차례 올랐다가 다시 조정됐다.


비슷한 규모인 전북 부안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해상풍력㈜는 3조2000억원의 사업비를 예상하고 있다. ㎿당 80억원꼴이다.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당 60억원이던 투자비가 지금은 80억원 이상으로 30%가량 뛰었다"며 "비용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 "유럽산 터빈은 부르는 게 값"=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멈춰 서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부족이다. 사업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이 때문에 정부 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되고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넘지 못하고, 민간 프로젝트는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추진이 어려운 상태다. 신안우이해상풍력에서 발을 뺀 남동발전도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 해상풍력 EPC(설계·조달·시공) 기업 대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급등한 인플레이션으로 자재비가 오르면서 공사비가 당초 예상보다 급격히 늘었다"며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지면서 금융기관들이 자금 조달에 소극적"이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수조 원대 대규모 사업이다. 이 때문에 전체 사업비의 10%만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게 일반적이다. 공공기관이나 외국계 디벨로퍼는 자금 조달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지만, 국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은 리스크가 높다는 이유로 금융기관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


한국산업은행은 지난해 기준 2030년까지 신재생발전 소요자금을 188조원, 이 가운데 금융기관에서 조달해야 할 자금을 161조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풍력발전이 105조원(65.2%)을 차지한다. 산은 측은 "초창기 투자가 필요한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소극적"이라며 "총사업비의 30% 수준에서 위험을 감수할 모험자본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사업비를 끌어올리는 핵심 원인은 풍력터빈이다. 고용량화로 인해 최근 입찰에서는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 등 유럽산 터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유니슨 등 국산 풍력터빈은 10㎿급 실증 단계에 머물고 있다. 중국산 터빈도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부정적 인식 확산으로 지난해 입찰에서 밀렸다.


터빈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 해상풍력단지는 당초 ㎿당 22억~23억원 수준에서 계약 협상을 시작했지만 최종적으로는 26억원을 제시받았다. 사업 관계자는 "내부수익률(IRR)이 6.57%는 나와야 사업성이 있는데, 터빈 가격이 오르면서 5%까지 떨어져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유럽산 업체들이 비싼 해상풍력터빈설치선(WTIV) 사용을 요구하는 것도 투자비 상승 요인이다. 유럽 WTIV는 하루 수억 원의 용선료가 든다.

[멈춰버린 바닷바람]②"사업자선정 後 공사비 30% 껑충↑…정부·금융사 자금조달 외면"

◆공기업과 외국계 개발사가 차지한 국내 해상풍력=복잡한 인허가, 불투명한 사업성, 자금 조달 문제로 해상풍력 시장에서 국내 대기업은 이미 발을 뺐다. 해상풍력 개발사 관계자는 "10년 넘는 투자 회수 기간, 주민 보상 문제, 까다로운 인허가까지 감당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외국계 개발사와 일부 발전 공기업, 소수의 전문 개발사만 남았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발전사업 허가 용량 30.53GW 중 외국계가 18.67GW(61.2%)를 차지했고, 사업 허가 건수로는 전체 90개소 중 44개소(48.9%)다. 에퀴노르(노르웨이), 오스테드·CIP(덴마크), 토털에너지(프랑스) 등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 기업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계 사업자의 한국 지사장은 "신용도가 높은 글로벌 개발사가 참여하면 금융 조달이 쉬워져 해상풍력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풍력 업계에서는 그간 국산화 위주의 정책이 사업 지연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많다. 정부는 올해부터 해상풍력 고정입찰에서 공공 입찰을 별도 분리해 국산 기자재 사용 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기자재 업체 관계자는 "국내 공급망을 강조한 결과 유럽산 터빈이 시장을 싹쓸이했고 투자비 상승으로 경제성이 악화하면서 해외 개발사들만 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업 살리자고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는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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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산 터빈은 국산이나 중국산보다 30% 비싸고, 발전비용(LCOE) 상승으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터빈 활용을 통해 가격 경쟁 구도를 만들고 기술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업체 관계자는 "유럽산 터빈도 대부분 중국 부품을 쓴다"며 "중국산을 무조건 막는 건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꼬집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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