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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진 항공사, 안전관리 원점서 다시받는다…안전 챙기면 운수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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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전문가 의견 반영 항공안전 혁신방안
안전 공항 조성·정부 안전감독 역량 강화

앞으로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대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갈 때마다 운항증명(AOC) 심사를 원점에서 다시 받는다. 운항증명이란 항공사가 안전하게 운항할 요건을 갖췄는지를 정부가 확인해 증빙하는 절차로 취소나 정지 결정을 받으면 비행기를 못 띄운다. 항공사 정비인력 등 안전 부문 투자를 늘리면 운수권 배분에서 한층 유리해진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30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여객기 참사 이후 정부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항공안전 혁신위원회와 안전 분야 개선대책을 검토해왔다. 공항 등 기반시설을 안전하게 개비하거나 항공사 정비·안전 투자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의 감독·관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몸집 커진 항공사, 안전관리 원점서 다시받는다…안전 챙기면 운수권 유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후 지난 1월 사고 현장에서 동체의 꼬리날개 부분을 인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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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항공기 일정 기준 넘으면 AOC 재평가
운수권 배분 시 안전성 부문 배점↑

운항증명의 경우 현재는 60일을 초과해 운항을 중지했을 때만 재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과거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당시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멈춰 재심사를 받은 적이 있을 뿐, 한 번 입증하면 꾸준히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항공사 규모가 커질수록 다시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가령 항공기 대수가 20대, 40대, 80대 등 일정 기준이 넘어서면 다시 처음 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엄격히 살펴보기로 했다. 항공사로서는 관련 인력이나 장비·시설 등을 확충해야 한다. 정부도 항공안전 감독관을 늘리는 등 안 전 감독 역량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여객기 참사 당시 제주항공의 보유대수가 40여대, 과거 샌프란시스코 사고 때 아시아나항공이 80여대 수준이었다"며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정비 등 안전 분야 전반적으로 초기 심사 때 수준으로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항공사고로 사망자가 생기는 항공사는 1년간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한다. 테러·천재지변 등 외부 변수로 인한 사고는 제외한다. 1년 후 안전체계를 평가해 통과하면 그다음 운수권 배분 대상에 다시 포함된다. 통과하지 못하면 6개월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운수권을 배분할 때 안전성·보안성 평가지표 점수를 35점에서 40점으로 높이기로 했다. 운수권은 신청 항공사의 부문별 점수를 따져 최고점자에게 주는데 통상 최하점 항공사와 점수 차이가 3, 4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5점이 작은 점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량평가 시 항공기 대수당 정비인력 현황·증가율, 정성평가에 안전교육 노력을 신규 지표로 반영키로 했다. 예비기·격납고 확보 여부, 신규 항공기 도입, 조종사·정비사 충원 등 안전 투자 노력에 대해선 가점을 받는다.


몸집 커진 항공사, 안전관리 원점서 다시받는다…안전 챙기면 운수권 유리 지난 24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에서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새로운 CI가 적용된 항공기 동체를 세척하고 있다. 2025.4.24. 강진형 기자

공항 기반시설 안전도 제고
항공사 정비 역량 확충

방위각시설을 지면 형태나 부러지기 쉽게 개선하는 등 공항 기반시설도 안전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바꾼다. 전국 모든 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을 240m 이상 확보하고 어렵다면 활주로 이탈방지 장치(EMAS)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항에 따라 활주로 운영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보안위협에 대응해 안티드론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무안공항에 올 하반기 조류 탐지레이더를 시범운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천·김포·제주항공(이상 2026년)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우선 드론을 활용해 조류 접근을 막고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조류분석·탐지 기능을 갖춘 드론도 개발하기로 했다. 조류 충돌을 막기 위한 전담 인력이나 장비도 늘린다. 공항운영증명은 5년마다 재검사를 받도록 바뀐다. 공항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체계를 갖췄는지를 국토부가 주기적으로 심사하는 것이다. 올 하반기 중 공항 안전성 평가제도를 도입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항공사 정비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고장이 잦은 것으로 알려진 B737 기종의 경우 비행 전·후 점검 기준이 73분인데 80분으로 늘린다. 중간점검도 28분에서 30분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A320F 기종도 중간점검시간 기준을 18분에서 25분으로 연장한다. 다른 기종도 6월까지 기준을 늘리기로 했다.


정비인력 확충 차원에서 최소 정비인력 산출기준 상 경력 기준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높인다. 항공사별로 정기편을 주 5회 이상 운항하는 해외공항에는 현지 정비체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했다. 아울러 국내 중소 규모 정비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인천 첨단복합항공단지 토지임대료 감면기준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이밖에 저비용항공사 공용 정비시설을 갖추는 등 MRO 종합대책도 올 하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항공사별 안전 분야 투자를 현재는 전체 금액 정도만 공시하고 있는데 이를 운항 거리 등 항공사 규모에 맞춰 표준화해 알리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정부가 신규 면허를 발급할 때 안전투자 능력으로 가늠하는 자본금도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국제여객이 150억원, 국내여객이나 화물은 50억원인데 과거에 정한 기준이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몸집 커진 항공사, 안전관리 원점서 다시받는다…안전 챙기면 운수권 유리 지난 1월 불이 난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합동조사반이 화재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 요구했던 '항공안전청' 빠져
사고조사 결과 따라 추가 보완책 마련

항공안전혁신위원 등에서 그간 꾸준히 요구해온 항공안전 별도 기관 설립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해외 주요 나라에서 비슷한 성격의 조직이나 기관이 있는 만큼 혁신위에서도 항공안전청(가칭) 등 별도 조직 필요성을 그간 수차례 강조해왔다. 현재도 별도 협의체로 운영 중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역시 독립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따로 반영하지 않았다.


항공안전혁신위원회 한 인사는 "항공 안전이 상당히 위험하고 중요한 일을 다루는 조직인데도 조직(구성)이나 인력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고 있다"며 "과거에도 대책은 만들었지만 이후 예산이나 인력 문제가 제대로 보완되지 않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고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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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관제사나 항공안전 감독관 등은 이른 시일 내 충원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항공안전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나 소속·산하기관 간 역할을 재편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방안에 반영된 여러 개선 과제를 이른 시일 내 제도화해 항공안전을 개선하겠다"며 "안전감독을 면밀히 추진하고 향후 사고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추가 보완방안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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