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국정 동반자…野대표와 자주 식사"
"尹 파면 안타까워…당 밖 신당 창당은 모순"
"글로벌 기업, 지방으로…유치 전도사 될 것"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야당 대표와 식사를 정기적으로 하겠다"면서 "야당은 정적이 아니라 국정을 함께 이끄는 동반자라는 인식과 자세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치의 복원'을 통해 한국 정치의 길을 재정립하겠다는 게 김 전 장관 구상이다. 특히 그는 "첫째도 소통, 둘째도 소통, 셋째도 소통"이라며 좌우를 넘어 누구와도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대선 승리에 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그는 "평생 청렴하게 살아온 제가 나서면 중대범죄 피고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반탄(탄핵 반대)파'로 나서며 강성 보수 지지층을 확보했지만, 중도 확장성은 과제로 남았다. 이를 고려한 듯 그는 "호남의 정서와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실용을 추구하는 중도층 민심도 잘 안다"고 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 투자가 늘어 돈을 많이 벌고 고용을 늘리면 세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는 '김문수'만의 경쟁력은.
▲이재명 후보를 꺾으려면 이재명과 가장 차별화된 상대를 내세워야 한다. '청렴영생 부패즉사' 항상 가슴에 품고 사는 경구다. 평생 단 한 점의 비리 의혹 없이 청렴하게 살아온 김문수가 나서면 5개 재판에서 12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대범죄 피고인 이재명과 얼마나 큰 대조가 되겠나. 전 경기도지사 시절, 평택 반도체단지와 수도권광역철도망(GTX) 등 많은 사업을 추진했지만 한 점의 비리 의혹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범보수 지지율 1위를 지켰지만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 보수 지지층과 당 밖 중도 지지층을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 당의 지지세가 약한 곳은 서울, 수도권, 저소득층, 노동자 계층, 청년층 등이다. 이분들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중도 확장을 위한 핵심 숙제다. 가장 낮은 곳에서 뜨겁게 살아온 김문수의 치열한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앞으로의 국정 철학과 비전을 더욱 공격적으로 홍보하겠다.
-극우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가 있다. 호남·진보 진영과 협치할 수 있나.
▲제 정치 역정에는 자유통일당 경력만 있는 게 아니다. 좌와 우를 모두 경험했다. 제가 추구하는 기본 철학은 자유주의다. 좌와 우를 넘어 자유로운 사회, 자유로운 나라를 완성하는 게 저의 소망이자 책무다. 또 저는 경북 영천 출신이지만 아내는 전남 순천 출신이다. 호남의 정서와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실용을 추구하는 중도층의 민심도 잘 안다.
-'윤석열 신당' 창당 논란엔 어떤 입장인가.
▲윤 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많은 개혁을 추진했지만 계엄 문제 때문에 큰 어려움에 봉착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지금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원이다. 윤석열이라는 이름 아래 신당이 당 밖에 생긴다는 것은 모순된 일이다.
-대통령에 당선돼도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민주당과 어떻게 소통할 계획인지.
▲달리 왕도가 있겠나. 첫째도 소통, 둘째도 소통, 셋째도 소통이다. 대통령이 되면 야당 대표와 함께 식사를 정기적으로 자주 하겠다. 밥을 같이 먹으면 서로의 오해나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는 좋은 효과가 있다는 걸 오랜 정치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됐다. 야당은 정적이 아니라 국정을 함께 이끄는 동반자라는 인식과 자세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
-국민과의 소통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첫째는 언론과의 소통이다. 언론은 곧 민심의 창구다. 언론을 통하지 않고는 대통령의 진심도 정부의 정책도 제대로 알릴 방법이 없다. 제가 집권하면 국민을 받드는 자세와 똑같이 언론과 최대한 소통하겠다. 둘째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최대한 자주 가질 것이다. 대국민담화는 물론 타운홀 미팅 방식도 괜찮다.
![[대선 인터뷰]김문수 "내가 피고인 이재명 이길 후보…기업 살리기 최우선"](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41816584926027_1744963130.jpg)
-대통령실의 규모·역할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대통령실 규모는 확대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과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범국가적 프로젝트와 부처 간 조정이 요구되는 업무에 대통령실의 역할이 집중되도록 할 것이다. 또 대통령실엔 '기업담당 수석'을 신설하겠다. 대통령실의 권한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부, 고용노동부로 산재한 기업 관련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실 위치는 어느 곳이 적합한가.
▲일단 용산 집무실을 쓰면서 국민 여론을 들어본 뒤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민 세금이 들어간 대통령실을 자꾸 바꾼다면 온당한 일이겠나. 이재명 후보는 '세종으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했다가 불과 하루 뒤 '일단 용산으로 들어갔다가 청와대를 보수해 다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세종시로 내려가겠다'고 입장을 바꿨는데, 표만 챙기려는 이중플레이다.
-올해 1분기 역성장 전망이 나오는 등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 성장률 회복을 위한 방안이 있나.
▲기업이 경제의 주체다. 현대자동차를 보면 미국에 3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국내에선 생산 대수를 줄이고 있다. 한국은 마이너스, 미국은 플러스다. 우리 기업이 이러면 안 되지 않겠나. 기업이 국내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회장이 구속되기도 하고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으로 기업을 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가 됐다. 반기업 정서가 너무 강하다.
-법인세·상속세 등 대폭 인하를 약속했다. 최근 세수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데,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은.
▲재정 건전성 확보는 '기업 살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돈은 기업에서 나오고 기업이 잘되면 세금이 늘어난다.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가 늘어 돈을 많이 벌고 고용을 늘리면 세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기업의 성장은 경제성장으로 이어져 소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정부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행정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많은 국민이 집값 불안을 걱정한다. 집값 안정화 계획은.
▲집값, 특히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재개발·재건축 소요 기간이 너무 길고 과정이 복잡·중복된다는 점이다. 통상 재개발·재건축 소요 기간이 평균 8~15년인데, 지나치게 길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자 비용 증가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다. 또 구청에서 통과한 인허가를 시청에서 다시 거쳐야 하는 중복성 절차 관행이 비용을 높인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겠다.
-경기도지사 시절 평택에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는데.
▲관공서만 지방으로 간다고 지방이 살아나지 않는다. 기업과 공장이 들어가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경기도에서 성공한 실험을 전국 지방으로 확산시킬 것이다. 국내 기업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이 대한민국 지방 곳곳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유치의 전도사'가 되겠다.
-사형 집행에 대한 입장은.
▲범죄자 인권보다 피해자 인권이 더 중요하다. 사형은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하지만, 범죄자에 의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인권을 주장할 기회도 갖지 못한다. 연쇄 토막살인범 등 인륜에 반하는 범죄자, 어떤 방법으로도 구제가 불가능한 흉악범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영원히 집행하지 않는다면 형벌의 의미가 없게 된다.
-대선 국면에서 화두로 떠오른 '여성 징병제'에 대한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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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징병제를 도입하는 문제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가 '선택적 모병제'를 주장했는데, 안보까지 팔아먹는 망국적 선동이다. 선택적 모병제로 군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적행위에 가까운 주장이다. 특히 이 후보는 '수십만 청년들을 병영에 가둬두는 게 과연 효율적인가'라고 말했는데, 매우 부적절한 '병영 포퓰리즘'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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