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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선 기간 정치뉴스를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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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0여일간, 우리들 대부분은 정치 뉴스를 과소비하게 된다. 지인·친구·가족과 의를 상할 수도 있고, 때론 철천지원수가 되기도 하는 게 바로 정치 시즌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뉴스 제목만 읽지 않기. 제목은 일종의 예술이다. 소비자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최첨단의 노하우가 집합돼 있다. 원칙적으로 제목은 본문을 함축적으로 잘 나타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클릭 경쟁이 치열해지는 선거 기간엔 더 그렇다. 그래서 제목을 신중히 대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성인의 63%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뉴스를 접할 때 '제목만' 읽는다. 제목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서 독자를 특정한 프레임에 쉽게 가둔다. 기사 전체를 읽고 가능하다면 같은 소재를 다룬 타 매체의 보도도 보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댓글에 휘둘리지 말기. 기사를 꼼꼼히 다 읽은 독자라도 '뒤로 가기'를 즉각 누르는 독자는 거의 없다. 스크롤을 내려 댓글을 본다. '최다 공감' '최다 추천'과 같은 정렬은 빼놓을 수 없다. 다수 여론을 보고픈 욕구 때문이다. 내 생각과 비슷한 댓글이 많은 '좋아요'를 받으면 일종의 사회적 확증을 경험하게 된다. 댓글의 힘이 이렇기에 '댓글 조작'과 같은 사건도 일어났다. 그러나 댓글은 진짜 여론이 아니다. 극단적인 의견이 환호를 받고 중도적 목소리는 묻힌다. 댓글 작성자는 전체 독자의 1%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9%는 침묵하고 있다.


[시시비비] 대선 기간 정치뉴스를 대하는 자세 투표함에 표를 넣는 유권자의 모습.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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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미지·동영상은 일단 의심하기. SNS를 통한 정치 관련 이미지·동영상 공유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정치인의 특정 표정이나 발언을 캡처한 이미지에 자막을 덧붙여 돌리는 경우가 많다. 맥락을 단순화하고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전략인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교묘한 선전 도구로 활용된다. 인간의 뇌는 문자보다 시청각 정보에 더 큰 신뢰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전혀 말이 안 되는 주장일지라도, 텍스트가 아니라 동영상으로 보면 뭔가 그럴싸해 보인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이미지·동영상 합성·조작은 너무도 손쉬운 일이 됐다. 후속 정정 보도가 나와도 이미 형성된 첫인상을 바꾸긴 매우 어렵다. 출처를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않기.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을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 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그럴 일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게 낫다. 인간은 주요집단과 불화하거나 소외되지 않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집단의 가치를 위협하는 사실 정보에 저항한다. '정체성 보호 인지' 성향이다. 그래서 '불편한 진실'을 담은 정치 뉴스 링크 수백 개를 던져줘도 투표 성향을 바꾸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현대 사회에서 정치적 선택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정체성의 일부다. 자주 가는 커뮤니티, 팔로워·팔로잉 관계, 단체 채팅방 등으로 얽혀있는 상황에서 지지 후보를 바꾸는 것은 일종의 배신이자 자기부정처럼 여겨진다. 정치적 신념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틀렸다는 증거가 제시될수록 오히려 기존 입장을 더 강화하는 현상을 보인다. 심리학에서 역화 효과(Backfire Effect)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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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대화 자체를 단절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대화는 언제나 바람직하다. 단지 정치적 대화의 목표를 '설득'에서 '이해'로 바꾸는 게 낫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며 진심으로 묻되,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다. 투표일 도장 찍는 위치를 바꾸게 하진 못할지라도, 서로에 대한 존중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우리는 같이 살아간다.




김동표 전략기획팀장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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