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단거리 전설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
학교 운동회에서 열린 학부모 100m 달리기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펼친 학부모의 정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드론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른 달리기 실력을 뽐낸 그는 여자 육상 단거리의 살아있는 전설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8·자메이카)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 등은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전날 아들 자이언의 학교 운동회에서 열린 학부모 100m 달리기에 참여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푸른 옷을 입은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출발하자마자 다른 학부모들을 멀찌감치 앞서나가더니 나중에는 그를 찍고 있던 드론조차 따돌렸다. 그는 다른 학부모들보다 거의 20m를 앞서 결승선에 도달했다. 모전자전으로 그의 아들 자이언도 장애물 달리기 종목에서 1등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인스타그램에 당시 드론으로 찍은 달리기 영상을 올리며 "아직 출전 금지 처분을 받지 않아 경기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1등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진짜 승부는 2등부터", "2등을 한 학부모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뛰어서 아깝게 졌다고 자랑할 수 있겠다", "드론도 그를 놓쳤다", "반칙 아니냐", "너무나 큰 불공평"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흥미로워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지난해에도 학교 운동회 학부모 경주에 출전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당시 "원래 학부모 경주에 나갈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올림픽 선수로서 우리 가족이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경주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은메달 4개·동메달 1개를 따고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 통산 16개의 메달(금 10개, 은 5개, 동 1개)을 수확한 최고의 스프린터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여자 100m 금메달을, 도쿄올림픽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또 100m 경기에서 10초60의 기록을 소유해 역대 세 번째로 빠른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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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8월 아들 자이언을 출산한 뒤에도 트랙에 복귀해 달렸다. 그는 152cm의 단신임에도 폭발적인 스퍼트를 자랑해 '포켓 로켓'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아들을 얻은 뒤에는 '마미 로켓'이라는 별명을 추가했다. 이후 2019년 카타르 도하와 2022년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선 경기를 준비하다 다치면서 여자 100m 준결승에서 기권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려고 했지만, 최근 복귀 계획을 발표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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