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서 VI 걸린다고 NXT 안걸려
"동시 VI 발동 시 규제 및 과도한 발동될 수 있어"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에서 도입한 변동성 완화장치(Volatility Interruption·VI)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RX에서 거래되는 종목에 VI가 걸린다고 해서 NXT에서도 무조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RX와 NXT 모두 VI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KRX는 정적과 동적, NXT는 동적만 발동된다. VI가 발동되면 KRX에서는 2분간 단일가매매 호가접수 및 체결이 가능하다. 반면 NXT는 2분간 거래가 정지된다.
동적 VI는 순간적인 주가 변동(직전 체결가 대비 3~6% 변동)에, 정적 VI는 더 큰 변동(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변동)에 적용된다. VI는 2014년 처음 도입됐다. 그전까지 시장에서는 개별종목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변동하기 전 일시적 주가 급변을 완화할 수 있는 가격 안정화 장치가 없었다.
기존에는 KRX에서만 주식이 거래된 만큼 VI가 가격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하지만 대체거래소(ATS)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현재 KRX에서 VI가 걸린다고 해서 NXT에서 무조건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KRX 관계자는 "시장별로 가격이 있는데 시간별로 약간의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각 시장의 가격 기준으로 발동을 적용하고 있으며 기준은 같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를 활용해 투자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KRX에서 VI가 걸린 종목의 시세를 확인하고 NXT에서 해당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한 다음 KRX를 통해 매도하는 방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I를 이용한 거래방식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이와 비슷하게 NXT의 애프터마켓이나 프리마켓의 경우 유동성이 적다 보니 가격 격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활용한 투자에 나선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금융당국도 애프터마켓이나 프리마켓을 활용한 추종 매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프리마켓 개시 직후 소량의 단주 주문만으로 최초가격이 상한가나 하한가로 형성된 후 일정 시간 시세 변동이 없다가 이후 정상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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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는 양 거래소에 동시 VI를 걸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다고 설명한다. KRX 관계자는 "양쪽에 동시에 VI를 걸면 규제나 과도한 발동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KRX에서 VI가 걸리면 그 유동성이 NXT로 넘어가면서 바로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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