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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토피아]탈원전인가 탈탄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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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탈원전·재생에너지실험 현주소
탈원전=탈탄소 성립하지 않아
韓, 반면교사 삼아 혼란 최소화해야

[에너지토피아]탈원전인가 탈탄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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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시대 電力(전력)이 국력’을 주제로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해외 여러 국가의 사례를 들여다 봤다. 재생에너지만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곳들을 살펴봤다. 그중 흥미로운 곳이 대만이었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면서도 재생에너지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국가라는 점에서였다.


대만은 국토 면적이 좁고 산악 지형이 많아 태양광에 불리한 환경이라는 점, 대신 해상풍력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하다. 특히 대만은 올해 5월 설계 수명이 종료되는 마안산 2호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완전한 탈원전 국가가 된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완전 탈원전을 시도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국가, 대만은 바로 국내 진보적 환경론자들이 꿈꾸는 롤모델이었다.


그래서 직접 대만을 찾아 현지 사정을 듣고 싶었다. 과연 탈원전 대만은 재생에너지 파라다이스일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국민과 기업들은 탈원전으로 전력이 부족할까 불안해했다. 재생에너지는 아직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 되지 못했다. 대만 정부는 결국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는 해법을 내놨다.


LNG 발전은 석탄 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가량이다. 석탄 발전에 비해서는 청정연료이지만 국내 환경론자들은 극도로 반대한다. 지난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LNG 발전소를 짓겠다고 하자 환경단체에서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대만은 이런 LNG 발전 비중을 50% 이상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환경론자들이 극찬하고 있는 탈원전 대만의 현주소다.


탈원전이 현실로 다가오자 대만 사회도 술렁였다. 원전을 놓고 정치권이 갈등하는 모습은 한국과 똑 닮아 있었다. 야당인 국민당은 탈원전 정책을 강력히 반대하며 정치 쟁점화했다. 그런 국민당도 한때는 탈원전을 주장했었다.


대만 현지에서 어렵게 인터뷰를 승낙해준 대만 정부 및 대만전력공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상황을 궁금해했다. 그들은 한국에서 원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풀고 있는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자랑스럽게 한국의 사례를 들려주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오랜 진통 끝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점을 얘기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스러웠다.


대만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60~70%까지 늘리고 LNG 발전은 수소 발전으로 전환하거나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해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만을 떠날 때까지 과연 원전 없이 이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다. 태양광을 설치할 땅은 부족하고 해상풍력 건설 비용은 비싸다.


탈원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만 정부는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등 새로운 원자력 기술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 기술들은 2030년대 중반에서야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은 우리나라와 달리 자체 원자력 기술도 없어 이 기술을 도입하려면 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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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포기한 대만이 치러야 할 국가적 손실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대만과 같은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가 탈원전인지 탈탄소인지.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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