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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수요예측 돌입한 HD현대인프라…러·우 종전 임박에 기업들 재진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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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 우크라 건설기계 점유율 1위
HD현대, 전후 재건 시장 선점 전략
LG 이어 삼성, 현대차 등도 검토
시장성 큰 러, 美 제재 해제 범위 관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3년(2022~2025년)간의 긴 전쟁을 끝내고 휴전 또는 종전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재진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LG전자가 러시아 세탁기 공장을 재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HD현대그룹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가 우크라이나 재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이는 상황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이들 시장을 선점해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크라 수요예측 돌입한 HD현대인프라…러·우 종전 임박에 기업들 재진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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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필요한 장비의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종전 이후 전후 재건을 위해선 굴착기와 휠로더, 백호로더 등 중장비가 필요하다. 이들 회사는 우크라이나에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나선 것이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전쟁 이후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 및 지방정부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지 건설장비 교육센터 설립을 테크니션 양성 등을 우선 지원하고 현지 관계자들과 장비 수요 예측에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가 우크라이나 시장에 초점을 맞춘 건 전쟁 발발 전까지 현지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양 사는 2004년 진출한 이후 현지 시장 맞춤형 장비 공급으로 매년 판매와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과거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바라보고 먼저 움직인 기업은 LG전자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주 루자 도로호보에 있는 공장의 라인 일부를 조금씩 돌리기 시작했다. 전쟁 발발 이후 가동되지 않아 노후화 우려가 있는 생산 설비를 다시 살리고 공장에 비축된 재고 자제를 소비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 공장은 세탁기, 냉장고 등을 만들던 곳이다. 곧 있을 수 있는 생산 재개를 앞두고 예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는 풀이가 가능하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아직 전쟁이 끝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서 보고 있다"며 "규제 등이 해제되면 시작할 수도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는 건 전 세계가 무역장벽을 쌓는 상황에서 시장을 넓힐 기회가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장성도 크다.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전쟁 전인 2022년 기준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교역 규모는 211억4000만달러(약 30조9679억원)로, 아시아 국가 중 중국 다음으로 많다. 특히 우리 승용차, 자동차부품, 건설중장비, 합성수지, 화장품, 의료기기 등이 잘 팔렸다. 우크라이나 시장 역시 우리에겐 기회다. 점유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 기업들이 우크라이나에 수출한 규모는 3억7451만달러(약 5486억원)다. 이는 전년(2억1693만달러)보다 72.6% 증가한 수치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기업들이 만드는 자동차, 플라스틱, 보일러, 철강 등에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 수요예측 돌입한 HD현대인프라…러·우 종전 임박에 기업들 재진출 시동

다른 주요 기업들도 재진출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2023년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HMMR)을 1만루블(16만원)에 매각한 현대차그룹은 연말까지 재진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벤처캐피털(VC) 아트파이낸스에 팔면서 2년 이내에 공장을 되살 수 있다는 조건(바이백)을 달았다. 바이백 권리 소멸 시효가 오는 12월인 만큼 최종 결정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수출 비중이 높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 품목 중 자동차(25억달러·25.5%)와 자동차 부품(15억달러·15.1%)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가 당시 러시아에서 판매한 차량은 35만7000대에 달했다. 시장점유율은 21%에 달했다. 그룹 관계자는 러시아 재진출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세계정세나 현지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복귀 결정을 내린다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가장 먼저 재진출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에 공장을 보유한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르노 등이다. 이 중 바이백을 제시하고 자산을 매각한 건 현대차, 스텔란티스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러시아 공장 재가동, 시장 재진출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 러시아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만큼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쟁 전인 2021년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이 현지 시장에서 기록한 매출은 3610억루블(약 6조3247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칼루가주 공단에 TV와 모니터를 만드는 공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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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러시아의 경우 동유럽과 연계해 생산 범위를 확장할 여건도 마련돼 있다"며 기업들이 시장 재진출을 검토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장 원장은 다만 "종전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얼마나 풀어줄 것인지 살펴봐야 하고, 공장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가압류 등 조치가 이뤄질 여지도 있어 기업으로선 우려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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