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안철수 재협상론에 냉소
"대권행보 걷는 사람, 일일이 평가 안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연금개혁과 관련해 "정치는 현실"이라며 "상대방이 있고, 상대방보다 힘이 약하면 100% 만족할 수 없다면 50% 만족하더라도 국민과 미래 세대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선 합의를 하고 나머지 문제를 국민 여론을 통해 설득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 요구 등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일단 급한 대로 모수개혁을 추진하고, 추후 미래세대 등을 위한 구조개혁을 논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에 대해 의총을 다시 열러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터져 나온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모수개혁을 하지 않으면 2029년부터 연금 기금 총액이 감소하게 되어 있다"며 "그럼 쌓아놨던 기금이 점차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모수개혁에 합의를 했고 앞으로 연금특위를 통해서 젊은 세대들이 우려하고 있는 구조개혁도 완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는 돈에 해당하는 보험료율뿐 아니라 받는 돈에 해당하는 소득대체율까지 인상하는 안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협상 과정에서 여러 차례 우리 기성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서 양보와 희생을 하자는 의견을 민주당 지도부에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여기에 대해서 수용할 뜻이 조금도 없었다"며 "그렇다고 이 모수개혁마저 계속해서 미루면 연금 고갈 시점이 조금 더 앞당겨질 뿐 아니라 연금 기금 자체도 규모가 축소, 줄어들기 때문에 일단은 불만족스럽지만, 모수 부분에 관해서 합의를 해 연금 재정을 조금 더 지속시키고 구조개혁은 연금특위를 발족해 마무리 지으면 오히려 미래세대에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 아래 합의에 이르렀다"로 설명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부권 추천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탄핵 인용을 전제로 사실상 대권행보를 하는 정치인들의 주장에 대해 일일이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청년 세대들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서는 제가 대화를 통해서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지금 뜨는 뉴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야 30대, 40대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구조개혁을 논의할 연금특위 위원의 절반 이상을 30대, 40대로 구성할 것과 연금기금에 국고 투입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연금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서 미래세대에 희망과 꿈을 주라는 내용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모수개혁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2029년부터 연금을 헐어 쓰기 시작하면 급격히 연금이 위축되고 그 피해는 오히려 미래 세대에게 가장 크게 간다"며 "원샷으로 구조개혁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번에 모수개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