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한 미군을 다른 동유럽 국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백악관과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독미군 재배치 검토의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유럽)이 전쟁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전쟁의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 단독으로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 유럽의 핵심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지원 의사를 밝히며 미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개했다는 것이다.
현재 주독미군 3만5000명의 이전 배치 국가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나라는 헝가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친(親)러시아 민족주의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집권한 뒤에는 번번이 유럽연합(EU)과 나토의 의사결정 과정에 제동을 걸어왔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한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기운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최근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직후 지난 6일 열린 EU 특별 정상회의에서도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단합된 결의'를 보여주려 했지만, 헝가리가 이를 끝내 거부해 공동성명과 별개의 '별첨 문서'를 따로 발표해야 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집권 때 주독미군 중 1만2000명의 철군을 결정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를 철회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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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주독미군 재배치 검토설에 대해 "어떤 특정한 발표도 임박한 것은 없다"면서도 "미군은 세계 곳곳에 주둔한 군대를 현재의 위협에 최선으로 대응하고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배치하는 방안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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