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의 미국 내 신규 투자 발표에 대만 각계에서 비판이 나온다.
5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제1야당인 훙슈주 전 국민당 주석이 이번 투자 발표를 놓고 집권 민진당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TSMC가 미국의 압박 속에서 떠나는 것은 집권 민진당 정부가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한 카드로 사용한 것"이라며 "대만인에 대한 배반으로 중화민국(대만)을 팔아먹었다"라고 꼬집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미국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선 금전과 기술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대만의 생존권이 팔린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언론은 첨단 공정에 대한 TSMC의 우위가 조만간 사라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전했다. 이번 투자 발표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대만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향후 대만의 기술적 우위에 대해선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의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 발표의 핵심이 연구·개발(R&D)센터의 설립 여부라고 강조했다. 첨단 공정의 R&D 업무도 담당하게 된다면 향후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통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가 힘을 잃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인치밍 전 경제부장(장관)은 TSMC가 이번 투자 계획으로 대만 내 공장 건설 자금 압박과 생산시설의 감소, 잉여이익의 감소 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 등 양대 측면에서 손실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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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TSMC의 웨이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미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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