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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달리는 정년 해법은…"성급한 법제화는 금물"[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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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출범한 계속고용위원회
노동계, 경영계 내에서도 입장 달라
경사노위 "4월까지 결론, 방안 발표"
가이드라인으로 내놓을 가능성 전망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중심으로 정년 개편 논의가 지난해 본격화했지만 결론을 도출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차가 있는 데다 노동계는 중장년과 청년, 경영계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셈법이 달라서다. 경사노위는 일단 4월까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법제화로 결론 내기보다는 추가 논의를 이끌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기업별로 퇴직 후 재고용 등을 자율적으로 하되 임금체계를 개편하면서 법정 정년(60세) 연장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행선 달리는 정년 해법은…"성급한 법제화는 금물"[Why&Next]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2024 인천 일자리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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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논의 혼선 지속…경사노위는 4월 결론 의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경사노위 중회의실에서 16차 공익회의를 개최했다. 계속고용위원회는 저출생과 초고령 사회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노동 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경사노위 산하에 마련된 의제별위원회이다. 노사 및 정부 대표 위원과 공익위원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6월 출범해 운영되고 있다.


계속고용위원회는 이날 정년 논의와 관련한 쟁점을 조율했다. 고용 연장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임금 체계를 바꿀지, 임금이나 직무 또는 근로 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살피는 식이다. 지난달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추천한 공익위원 2명이 사퇴하며 공백이 생기기도 했지만 공익회의를 거의 매주 개최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노동계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대화를 중단하면서 논의 속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노총이 복귀 여부를 밝히겠다고 한 시점은 3월로, 다시 복귀하더라도 위원회 종료 기간인 6월까지는 3개월밖에 남지 않게 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노동계가 경영계 주장에 동의하더라도 노조를 뒤로한 채 순조롭게 합의하긴 어렵다"며 "경영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노동계, 경영계 안에서도 주장이 나뉘고 있다. 중장년을 중심으로 구성된 노조에선 임금 삭감 없는 65세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1차 노동시장에 속하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채용이 위축돼 청년 고용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정년 연장으로 인해 청년 고용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청년 의견을 반영할 소통 창구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경사노위는 산하 계층별위원회인 청년위원회를 설치하려 했지만 관련 논의를 중단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계층별위원회 구성 논의가 막바지까지 갔지만 한국노총이 공식 회의체에 안 들어와서 (추가적인) 논의가 막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노총이 3월에 돌아온다면) 연령에 따른 계층별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계는 기업 규모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보니 입장이 나뉜다. 대기업은 연공식 임금 체계 개편을 전제로 퇴직 후 재고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견·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묶여 일률적인 제도 적용을 받기보다는 다양한 고용 방식을 자율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대기업 수준으로 임금이 높지 않고, 인력난을 겪는 곳도 많은 만큼 각기 다른 경영 사정에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사노위는 합의가 어렵더라도 관련 논의를 4월에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탄핵 정국에 이어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고, 계속고용위원회 종료도 앞둔 만큼 더 미룰 순 없다는 판단에서다. 권기섭 경사노위원장은 20일 "(한국노총이) 3월에 입장을 정리해 들어오면 4월까지는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요청했다"며 "노총이 참여하지 않으면 공익위원 중심으로 논의 내용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행선 달리는 정년 해법은…"성급한 법제화는 금물"[Why&Next]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17일 개최한 '계속고용 한일 공동세미나' 모습. 경사노위 제공

다양한 시장 사례…"정년 연장,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단계적 추진해야"

전문가들은 경사노위에서 완벽한 합의가 아니더라도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향후 추가 논의를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본과 싱가포르 선례를 참고로 정부가 점진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획일적인 정년 연장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기보다는 임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법정 정년(60세) 연장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일부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정년 연장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2022년 정년을 만 60세에서 61세로 연장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62세로 한 살 더 높였다. 크라운제과와 인천공항공사도 정년을 각각 만 62세, 61세로 연장했다. 중견기업으로는 소신여객자동차가 2016~2019년 두 차례 걸쳐 만 60세였던 정년을 만 65세로 늘렸고, 대진여객도 2023부터 정년을 만 63세로 늘린 상태다.


정년 연장은 아니지만 퇴직 후 재고용을 통해 정년 연장의 효과를 내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2019년부터 기술직(생산직) 정년 퇴직자를 대상으로 ‘숙련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아는 정년퇴직 후 재고용한 ‘베테랑’ 제도를 2020년부터 운용 중이다. 이 제도의 재고용 기간은 원래 1년이었으나 현재 2년으로 늘어났고, 대상도 영업직으로 확대됐다. 포스코는 2023년 정년 퇴직자의 70%를 재고용하기로 노사 합의하고, 현재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고용 기간은 1년 단위로 2년까지 가능하다.


이수영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는 "경사노위에서 최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안을 내놔야 나중에 국회로 넘어가더라도 거기서부터 또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합의에 이르지 않더라도 충분히 쟁점들을 명확히 한 다음에 국회에 가는 것이 (논의) 시간도 줄이고 노사 간의 의견 격차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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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이나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처럼) 연공 체계의 임금이 강했고, 그 결과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재고용을 하더라도 나중에 점차 고령자 비율이 높아지고 청년이 줄어들게 되면 정년 연장을 조금씩 늘리게 된다"며 "너무 처음부터 정년 연장을 하려고 하면 버틸 기업이 많지 않다"고 짚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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