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불구하고 탄핵 찬성에 "명예로운 불복종 선택"
김상욱 "대통령도 민주적 정당성 없으면 내려와야"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울산시당위원장에서 사퇴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지역 6개 당협의 실질적 추대로 시당위원장이 됐으나 더 이상 추대의 실질을 유지할 수 없기에 사퇴하는 것이 민주적이라 판단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에 표결한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도 찬성표를 던지며 당론과 다른 행보를 보이자 울산시당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는 "비록 울산시당위원장을 사퇴하지만, 품격 있는 '참 민주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실행해가는 용기와 소신 그리고 행동은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회의원의 의무는 헌정질서 수호에 있다. 또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지키고 국민을 위하는 데 있다"며 "명백하게 헌정질서를 깨뜨리고,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순간에 국회의원이 비상계엄 해제에 나서지 않고 전쟁이나 제2의 비상계엄으로 갈 수 있는 위험을 멈추지 않는다면 국회의원의 자격이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당론을 따르지 않고 가결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명예로운 불복종의 길을 선택했다. 국가와 국민과 민주주의와 옳음과 상식에 따라 보수주의자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명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며 "명예로운 불복종의 용기가 귀감이 돼야 미래에 다시 있을 수 있는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로움이 지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울산시당위원장과 집행부를 향해서도 "맹목적 진영논리와 사리사욕 당리당략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이후 질의응답에서 '비상계엄과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서고 탄핵소추안 가결에 앞장섰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작심의 시간이었다"며 "시간을 100만번 돌린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당협위원장 사퇴 압박도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진 안 왔다. 그런데 지역 시·구 의원들에게 탈당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며 "조직이 상당히 와해된 상태이고, 경우에 따라서 당협위원장 자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일개 시당위원장도 민주적 정당성이 없으면 내려오는데 대통령도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면 빨리 내려와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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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발의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헌재 판단을 흔들려는 목적, 헌재 권위를 훼손하려는 목적은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헌재의 입장이 나오면 그를 존중하고 따라서 사회적 안정을 이룩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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