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들 빈소 와서 얘기 들어 달라"
"악플러 강력 대응"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살해당한 8살 김하늘(1학년생) 양의 아버지가 이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이른바 '하늘이법' 제정을 정치권에 호소했다. 또 일부 악성 댓글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1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하늘이 아버지는 이날 오전 빈소가 마련된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바라는 건 앞으로 우리 하늘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 계신다면 여야 대표들이 빈소에 와 주셔서 하늘이를 한번 만나주시고 제 이야기를 꼭 들어달라"며 "저는 정치 같은 거 잘 모르지만 나랏일 하는 분들이 하늘이를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어 "하늘이가 천국에서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께 기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하늘 양은 지난 10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40대 교사에게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해당 교사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알려졌으며, 지난해 12월 질병 휴직을 냈다가 조기 복직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 이 때문에 하늘이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들이 치료받도록 하고, 하교하는 저학년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이른바 '하늘이법' 제정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날 하늘이 아버지는 "하늘이가 대전에서 아이브 콘서트 하면 꼭 보내달라고 해서 약속을 했었다"며 "하늘이 꿈은 장원영 그 자체였다. 바쁘시겠지만 가능하다면 하늘이 보러 한번 와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일부 기사 등에 달린 하늘이에 대한 악성 댓글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하늘이가) 뭐가 잘못이 있냐. 아파서 소리도 못 지른 채 선생님을 따라가서 죽었다"며 "앞으로 모든 악성댓글 관련 정보를 수집해서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교원이 정신질환 등으로 정상적인 교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직권휴직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는 가칭 '하늘이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원이 원할 경우'에만 휴직이 가능했던 현행 규정을 손보겠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도 '하늘이법'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원내 대책 회의에서 "하늘나라의 별이 된 고(故) 김하늘 양의 비극적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당국에 사태 원인의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최고위원회에 앞서 추모 묵념을 했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모님이 요청한 '하늘이법'을 조속히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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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도 김하늘 양 빈소를 찾아 조문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조문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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