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규모 밸류업 펀드 투입 확대
韓지수 파생상품 해외상장 허용
좀비기업 퇴출·공모주 정상화 의지 재확인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나아가기 위한 4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 ▲미래 성장동력 확보 ▲투자자 신뢰 제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4대 핵심 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먼저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고한 정착을 위해 매년 5월 밸류업 우수기업을 선정·표창하고 기업 간담회와 컨설팅을 확대하기로 했다. 밸류업 컨설팅의 경우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의 총 120개 상장사로 대상이 늘어나며 5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밸류업 펀드 역시 단계적으로 투입이 확대된다.
글로벌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방안도 공개됐다. 정 이사장은 올해 상반기 뉴욕, 런던 등 글로벌 금융허브에 해외사무소를 개소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위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지수사용권을 개방해 한국물 지수 파생상품이 해외에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파생상품 투자자의 편익 제고를 위한 코스피200선물 등 거래소 대표 파생상품 10종의 야간거래(18시~익일 6시) 도입안도 담겼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의 미래 성장동력을 인덱스·정보 사업모델 강화에서 찾았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부합하는 데이터 생산·관리·유통체계를 구축하고 밸류업 연계지수, 파생/테마형 지수, 인컴형 지수, 해외 파트너십 지수 등 인덱스 라인업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10월부터는 KOFR-OIS 청산을 개시하고, 코스닥 150 위클리옵션·배출권 선물 상장을 추진해 금융상품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이날 부실·한계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고 기업공개(IPO) 시장의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시가총액·매출 부분에서 더 엄격한 상장폐지 요건을 도입하고 상장폐지 심의단계와 개선기간을 축소해 좀비기업의 신속한 시장 퇴출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IPO 시장에 대해선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을 확대하고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공모주 단타' 척결을 예고했다.
정 이사장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 저하의 원흉으로 꼽히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선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도입을 통해 원천 차단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내달 열리는 대체거래소(ATS) 도입과 관련해서는 통합 시장관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거래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나스닥, 일본거래소(JPX) 등 해외 유수 거래소의 신사업 진출을 표방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도 거론됐다. 향후 신설될 해외사무소들을 거점 삼아 밸류업 홍보 및 기관투자자 마케팅을 확대하고, 국제표준(XBRL2.1)을 적용한 차세대 상장공시시스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AI 번역기와 MTPE(1차 기계번역→2차 번역가 감수) 번역 서비스를 도입해 영문 공시 번역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등 올해 녹록지 않은 자본시장 환경에 대응해, 한국 시장이 '프리미어 자본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략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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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래소는 이날 부산 본사 이전 20주년을 맞이해 부산의 금융중심지 위상 강화를 위한 방안도 공개했다. 금융인재 육성을 위해 금융 특화 자율형 사립고 설립을 추진하고, 부산 지역 유니콘 기업 육성 지원과 부산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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