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기수론' 내세우며 대권 시사한 이준석
대권 시사에 정치권에선 날선 비판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국면 속 정치권 내에서 조기 대선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며 날을 세웠다.
3일 고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혐오의 정치로 세대교체를 이룰 순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 의원의 대권 도전에 대해 언급한 고 의원은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반갑다"면서도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세대교체를 말할 자격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흔쾌히 동의하지 않는다. 생물학적 나이가 모든 걸 상쇄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 의원은 이 의원의 지난 정치 행보를 평가하며 "'포퓰리즘'을 거리낌 없이 활용했고 소수자들의 '인권' 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였다"라며 "소수자와 약자 배제에 기반한 포퓰리즘에 기대선 나와 다른 이들을 통합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의 등장은 혐오와 갈라치기를 우리 정치의 전면에 내세우는 일이 될 것"이라며 "무척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뿐 아니라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또한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의원 현장 기자회견을 보면서 느끼는 게 대선 준비가 아니고 개혁신당 내부 문제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경선할 필요도 없는 분인데 굳이 무슨 출마 선언을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일 젊음의 상징인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암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반드시 건너야 할 바다라면, 저는 주저 없이 먼저 그 바다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존 F. 케네디는 43세에 미국 지도자가 되어 사람을 달에 보냈고 토니 블레어도 43세에 영국에 '제3의 길'을 제시했고 46세의 빌 클린턴은 IT를 중심으로 미국의 중흥기를 이끌었고, 46세의 버락 오바마는 흑인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며 "선진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 세대가 이제 대한민국을 선진국에 걸맞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자"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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