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참전용사 향해 "훌륭한 인물"
일부에선 "역사 왜곡" 주장도
베트남 일각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를 향한 시청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월남전을 언급하며 베트남 국민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는 이유에서다.
복수의 현지 매체는 "'오징어게임2'의 역사 관련 대사가 베트남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해병대 출신 대호(강하늘)와 정배(이서환)의 입에서 나왔다. "제가 2대 독자라 엄마가 누나들하고 집 안에서만 놀게 했다"는 대호에게 정배가 "2대 독자를 해병대 보냈냐, 그렇게 귀한 아들을?"이라고 반문하자 "좀 남자다워지라고 아버지가 보냈다. 월남전 참전 용사셨다, 아버지가"라고 설명했다. 정배는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월남전이라 불리는 베트남 전쟁은 인도차이나 전쟁(1946~1954) 이후 분단됐던 베트남에서 1955년부터 1975년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다. 한국군은 당시 미군의 요청에 따라 32만 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한국은 이 파병으로 국제사회에서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고 경제도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베트남 국민들에겐 씻을 수 없는 내전의 상처를 남겼다. 경제적 손실 역시 막대했다. 베트남 입장에서 한국군은 자신들의 내전에 끼어든 외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라우마로 남은 내전을 언급하며 파병된 한국군을 '훌륭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것이 반발을 산 것으로 보인다.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베트남 기관지 라오동은 "이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공유돼 많은 시청자가 영화 보이콧을 요구하고 넷플릭스 베트남에 재검열을 요청했으며 심지어 베트남 지역에서 영화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국도 발 빠르게 나섰다. 베트남 영화부 관계자는 "'오징어게임2'가 영화법을 위반했는지 검토와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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