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사고 잇따른다는 증언 등 나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 이전에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 등이 열악했다고 지적하는 글이 이미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했을 뿐 아니라 이전부터 기체 결함이 잦았다는 내용이 담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2월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항공에 다니고 있던 작성자 A씨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며 "사장 하나 잘못 데려와서 정비, 운항, 재무 모두 개판 됐다"라고 적었다. 이어 "요즘 다들 다른 항공사로 탈출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항공 정비사들이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타 항공사 대비 무리한 업무를 담당하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원래부터 기체 안전이 위태로웠다는 주장도 있었다. 자신을 제주항공 정비사라고 밝힌 B씨는 "정비사들은 야간에 13~14시간을 일하며 밥 먹는 시간 20분 남짓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B씨는 "타 항공사 대비 1.5배 많은 업무량과 휴식 없이 피로에 절어서 대우받지 못하는 사람이 정비하는 비행기를 타시는 것"이라며 "언제 큰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항공정비업계에서는 '제주항공에서 2년 버티면 어디서도 버틸 수 있다'는 말이 유명하다"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비행기 정비 사고가 잇따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제주항공 직원이라는 C씨는 블라인드에 "어제랑 오늘 새벽에 걸쳐서 (정비 사고가) 벌써 3건인데 직원분들 고생 많으셨다"며 "어제 국내선 하나 (정비 사고가) 터져서 종일 연쇄 지연됐다. 다낭, 푸꾸옥 비행기도 램프리턴 했다"라고 주장했다. 램프리턴은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 다시 터미널이나 주기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분께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착륙 과정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미작동한 여객기는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부족한 활주로 길이에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생존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무안 공항은 호남 유일의 국제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의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