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선포에 출렁
30분만에 9000만원 붕괴
주요 거래소도 한때 서버 마비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선까지 무너졌다가 보합 수준을 회복했다. 계엄령 선포 직후 패닉셀(공포매도)이 집중된 가운데 '코인개미'들의 희비도 극명히 엇갈렸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4일 오전 8시26분 기준 전일 대비 0.64% 오른 1억3438만5000원에 거래됐다. 전일 최저점이었던 8826만6000원에 비하면 52.3% 오른 수준이다.
나머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류도 비슷한 상황이다.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은 전일보다 0.22% 내린 507만4000원으로 500만원대를 회복했다. 비트코인캐시(1.42%)를 비롯해 에이브(0.93%), 솔라나(4.60%), 비트코인에스브이(1.17%), 멀티버스엑스(11.52%) 등도 모두 오름세다. 아발란체만 1.13% 내린 7만1900원에 거래됐다.
계엄령 발표 직후 일찌감치 가상자산을 내다 판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졌다. 전일 오후 10시50분경 비트코인 가격은 8826만6000원까지 내려 9000만원 선을 뚫고 내려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지 30분 만에 34%가 빠진 것이다.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의 시세 차이를 의미하는 김치 프리미엄도 마이너스(-) 32%로 확대됐다. 법인투자가 금지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요 투자 주체는 개인투자자다.
반대로 공포가 극대화된 시점에 저점 매수한 일부 투자자들은 단시간에 높은 수익을 봤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신규 코인 상장 직후 가격이 급등했다가 이내 급락하는 이른바 '상장빔'을 빗댄 '계엄빔', '석열빔' 등을 언급하며 수익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가상자산 매매가 급증하면서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는 서버가 마비됐다. 업비트는 전일 공지사항에서 "일시적인 트래픽 증가로 업비트 앱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지연 공지부터 이용 정상화 안내까지 걸린 시간은 45분이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글로벌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계엄령 선포는 국내 거래소들 위주로 영향을 받았다"며 "이슈도 빠르게 해소됐기 때문에 국내 가격도 빨리 회복된 듯하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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