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아들 그리워한 母, 매일 카톡 보냈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과 아버님 생겨"
누리꾼 "눈물이 핑 돈다"
한 남성이 전화번호를 변경한 후 매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스레드에 올라온 남성 A씨의 사연과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공유됐다. A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아침 카톡이 울렸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 아들을 먼저 보내신 것 같은 어머님의 카톡이었다"며 "계속 지켜만 보는 것도 불편한 상황이었고, 힘드셨을 거라 생각해 조심스레 답장을 보냈다"고 했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여성 B씨로부터 "아들,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로도 B씨는 매일 A씨에게 "다시 네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해"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되어주렴" "오늘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 먹는다. 부럽지" "네가 매일 꿈에 나와. 오늘도 나와주겠니" 등 그리움 가득한 메시지를 전송했다.
메시지를 읽어보기만 했던 A씨는 지난 26일 "사랑해 아들, 하늘에서 지켜봐다오"라는 내용을 수신한 후 처음으로 답장을 보냈다. 그는 "네, 어머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 말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최고의 엄마였어요. 저도 사랑해요 엄마"라는 카톡을 전송했다. B씨는 약 40분 뒤 "너무 놀라서 넋 놓고 보고만 있었어요.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라며 "매번 이렇게 카톡 보내도 될까요? 정말 아들이 그리워서요. 미안한 부탁이지만 힘이 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A씨는 흔쾌히 응했고, B씨는 "괜찮으면 시간 내서 밥이라도 먹으면 좋겠다. 보답이라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인천에 거주하던 A씨는 다음날 폭설을 뚫고 경기 부천에서 B씨 부부를 만났다며 후기를 남겼다. 그는 "눈이 많이 와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만나 뵙고 왔다. 어머님이 아버님과 같이 오셔서 만나자마자 안아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전화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같아서 매번 저한테 카톡을 보내셨던 것 같다"며 아드님은 두 달 전 사고로 돌아가셨다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B씨 부부와 함께 납골당에 다녀온 뒤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두 분이 아들이랑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며 많이 웃고 우시더라"면서 "먼 길 와줘서 고맙다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5분간 서로 부둥켜안고 운 것 같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과 아버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후기도 함께 덧붙였다. B씨는 "시간이 지나 어느덧 겨울이 됐다.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며 "(아들이) 한창 멋을 내고 이제야 세상을 알아갈 단계에서 안타깝게 먼저 천국을 구경하게 돼 많이 힘들고 지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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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연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누리꾼들은 "눈물이 핑 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드님이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길 바란다" "아침부터 눈물이 난다" 등 공감과 격려를 표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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