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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돌보고, 텃밭·정원에서 일하는 치유농업[시니어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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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니어 이야기⑤ - 네덜란드

동물 돌보고, 텃밭·정원에서 일하는 치유농업[시니어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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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풍차마을로 유명한 관광지이긴 하지만, 소비재 수출보다는 기계 및 장비, 화학제품 등 기업 간 수출이 많아 우리에겐 덜 친숙한 국가다. 한국 교민이 약 1500명 수준에 불과하다. 면적도 한국보다 작고 전체 인구는 1800만명 미만이지만, 인구밀도와 경제 수준은 비슷하다. 2022년 기준으로 네덜란드의 65세 이상 인구는 35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인 초고령사회 문턱에 있었다. 기대수명이 증가해 80세 이상 인구 비중도 점차 늘면서 고령인구 부양, 의료비용 확대 등 고령화 문제가 가속화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 경제적 자유, 인간 개발 지수, 삶의 질이 최상위 국가다. 평균 1.64명을 출산해서, 유럽국가 중에서도 출산율 상위 그룹이다. ‘어린이와 노인이 행복한 나라’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2020년 노인빈곤율이 1%대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노년기에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 수준이 가능하게 한다는 원칙에 따라 ‘노령기초연금(The Algemene Ouderdomswet, AOW)’으로 한달에 약 150만원 정도를 받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일찍이 농장에서 제공하는 돌봄과 재활 서비스가 국가 보건복지 체계 안으로 들어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농업과 연계된 통합돌봄지원 방식이 발전했다. 그중에서도 네덜란드는 ‘케어 파밍(care farming)’ 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치유농업(care farm)’은 농장 환경을 이용해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복지를 증진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업 활동에 참여하는 동시에 돌봄, 교육, 건강 증진, 사회적 재활 및 통합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연과 상호작용을 하는 다양한 종류의 활동’을 의미한다. 다양한 국가에서 케어팜을 찾아볼 수 있지만, 네덜란드 사례가 모범적이다. 약 1100개의 치유농장이 있고, 연간 2만명이 이용한다. 농업과 돌봄을 통합해 오랜 세월을 거쳐 체계 정립을 이뤘고, 심신의 웰빙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


특히 누구나 서비스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치매나 파킨슨병, 각종 질환의 후유증과 같은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우울증 환자나 알콜 중독자 등 사회적 고립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 강한 공동체 의식을 갖고 포용하려 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팜’트 파라다이스(Boerderij 't Paradijs)가 있다. 어린이, 성인과 노인(치매환자 포함)이 모두 이용하는 데이케어 농장으로, 기독교 정신 하에 운영된다. 농작물 재배 외에도 말, 돼지, 소, 닭을 키우고 있어 ‘축사 정리하기’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소득을 위한 유기농 딸기, 토마토 등을 재배하고, 체험농장뿐 아니라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해 부수익을 창출한다. 자원봉사자를 받아 계란에 스티커 붙이기 같은 체험 활동과 돌봄 활동을 병행한다. 식사 후 낮잠 자기, 여유로운 티타임, 민속 게임도 진행한다.


한편, 에르브 블링크(Erve Knippert)라는 노인 전용 데이케어 농장도 있다. 노인 돌봄을 하던 간호사가 운영하며, 중증 치매 환자들이 대다수다. 오전 활동은 동물 돌보기, 텃밭과 정원에서 일하기, 요리 돕기이고, 오후 활동은 농장 산책, 자전거 타기, 사진 촬영하기다. 티타임이 수시로 열려 여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농작물을 가꾸며,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지켜봐 준다. 그런 활동을 통해 자기 효능감이 생겨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레지어슈브(De Regiershoeve)는 가족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잃은 농장주가, 특히 치매로 인해 장기간 방에만 있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만든 곳이다. 무언가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케어팜을 만들었단다. 아버지가 만들고 퇴직 후 딸이 이어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small scale care’ 가족적인 환경이며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단기 거주도 가능하고, 치매 환자가 6명의 젊은이와 생활하는 그룹형도 있다. 다른 케어팜들처럼 동물을 돌보고 텃밭 활동을 한다.


드아오보스텝(D'n Aoverstep) 농장은 성인과 노인이 모두 이용하는 데이케어 팜이고, 장애인 거주 시설도 있다. 전직 회계사이던 농장 운영자가 '농장, 요양시설, 아케이드’ 3개의 케어팜을 대규모로 운영 중이라 방송국에서도 취재해갈 정도로 지역 내에서 유명하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사회에서 나이가 든다고 요양원이나 병실에 입원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무언가 해내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거리를 찾고 기회를 주는 곳이 치유농장이다.


대한민국만큼 나무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목재의 가치를 따지자면, 벌목 등 관리 이슈가 있지만, 산림치유 관점에서 본다면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퇴직 후 숲 해설가로 활동하는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젊은층과 교류, 자연스럽게 걷기 등을 통해 마음도 몸도 건강하고 젊게 유지할 수 있어 1석2조다. 아니다.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돌보는 활동이라 1석3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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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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