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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오늘도 뛴다"...오픈런과 희망퇴직의 단면[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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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고용 환경의 단면

한정판 명품은 물론 생필품까지 '오픈런'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희망퇴직 소식이 잇따르며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에서 나타나는 오픈런과, 기업의 경영 악화나 구조조정 필요에 따른 희망퇴직은 오늘날 경제 구조의 불안정성과 그로 인한 경쟁 심리를 보여준다.





소비자의 새로운 전쟁터 '오픈런'

오픈런이란, 상점이 문을 열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달려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한정된 수량의 상품이나 세일 품목, 또는 인기 브랜드의 신제품이 출시될 때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에서 주로 나타났던 오픈런은 최근 생활 필수품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국산 생물오징어 네 마리에 만원'이라는 소식을 듣고 백화점 오픈런에 참여해봤다. 아침 일찍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소비자들은 지하 식품 코너로 빠르게 달려갔고, 그 모습을 보며 이들이 단순히 할인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에서 '승리'하는 경험을 쫓는다는 것을 느꼈다. 한정된 물량을 먼저 확보하는 것은 그저 싸게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얻는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들은 오픈런을 통해 물건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라는 자원을 투자하여 얻는 '희소성'을 경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는 경쟁적인 형태로 변모하며,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김장용 ‘배추’ 구입을 위해 오픈런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 대형마트들이 할인된 배추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배추 가격이 포기당 9000원대까지 치솟자, 주부들이 할인된 배추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대형마트 앞에 줄을 서는 광경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마트는 25일부터 절임배추 사전예약 판매를, 롯데마트는 20kg 절임배추를 4만~6만원에 한정 판매했다. 홈플러스도 지난 9일부터 3차에 걸쳐 20kg 기준 배추를 3만9000원선에 판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필수 식재료마저 오픈런이 벌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알뜰 구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런이 단순한 소비자 행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한강 작가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그의 책을 사기 위한 독자들이 서점 문이 열리자마자 몰려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책 한 권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학적 성취와 사회적 인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책이 품절되기 전에 구매함으로써, 독자들은 자신이 사회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며, 이는 곧 책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스타벅스 또한 MZ세대 오픈런의 대표적인 사례다. 매년 겨울 시즌, 스타벅스는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은 이를 얻기 위해 빠르게 e-프리퀀시를 모은다. 음료를 마시면 받을 수 있는 e-프리퀀시를 모아 한정판 다이어리, 포터블 램프 등 굿즈로 교환할 수 있는 이 행사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경쟁심을 유발한다. 한정판 굿즈는 희소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소유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희망퇴직, 고용 불안과 기업의 선택

오픈런이 소비자들의 경쟁심리를 반영하는 현상이라면, 고용 시장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은 '희망퇴직'이다. 희망퇴직은 기업이 경영난을 겪거나 구조조정이 필요할 때,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일종의 '보상금'을 지급해 퇴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한국의 기업 환경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해고가 법적으로 까다로운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대신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일종의 타협책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NC소프트는 신작 게임이 실패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2012년 이후 처음 시행되는 이번 희망퇴직은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30개월치의 월급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NC소프트의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희망퇴직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이는 게임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높은 리스크를 반영하는 동시에, 기업이 생존을 위해 인력을 조정하는 방식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유통업계도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편의점 업계는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 동력을 잃은 상태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36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일부 인력을 감축해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희망퇴직은 롯데와 신세계 같은 대형 유통사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업계 또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통신사와 금융권에서도 희망퇴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최대 3억원의 퇴직금을 제공하는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KT와 포스코도 자회사 분사와 인력 재배치를 위해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약 6조5000억원의 희망퇴직금이 지급됐다. 특히 시티은행이 평균 6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해 큰 주목을 받았다.


희망퇴직은 한국의 법적 구조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등에서는 기업이 경영난을 겪을 때 대규모 해고가 비교적 쉽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영상의 긴급한 이유가 아니면 해고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은 희망퇴직을 통해 자발적 퇴사를 유도한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지만, 동시에 퇴직자들에게는 추가적인 금전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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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과 희망퇴직은 각각 소비자와 기업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소비와 고용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제한된 자원과 기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오픈런에서 소비자들은 한정된 물건을 먼저 구매하려고 경쟁하며, 희망퇴직에서는 직원들이 퇴직금이라는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동한다. 두 현상 모두 현대 사회의 불확실성과 경쟁 심리를 반영하며, 이는 경제 구조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아시아경제의 경제 팟캐스트 'AK라디오'에서 듣기도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AK라디오는 정치, 경제, 국제시사, 테크, 바이오, 디지털 트렌드 등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들려 드리는 플랫폼입니다. 기사 내 영상 재생 버튼을 클릭하면 기자의 실제 목소리가 들립니다. 해당 기사는 AK라디오에 방송된 내용을 챗GPT를 통해 재정리한 내용입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백강녕 디지털콘텐츠매니징에디터 young100@asiae.co.kr
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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