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시즌 돌입 속 '숨 고르기'
테슬라·아마존 등 이번 주 실적 공개
엔비디아는 4%대 뛰며 사상 최고치 경신
Fed 위원들, 완만·점진적 금리 인하 시사
금리 인하 속도 지연 전망에 국채 금리 급등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1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평균지수와 S&P500지수가 지난주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대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것도 투심을 제한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4.31포인트(0.8%) 내린 4만2931.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69포인트(0.18%) 밀린 5853.9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0.45포인트(0.27%) 오른 1만8540.01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전 거래일 대비 4.14% 급등한 주당 143.71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보잉은 노조와 향후 4년간 임금을 35% 인상한다고 잠정 합의한 뒤 3.11% 올랐다. 안경 소매업체 와비 파커는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9.84% 상승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0.68% 내렸다. 이날 이 회사는 새 이사회 의장으로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고먼은 2026년 밥 아이거 CEO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후임 CEO 물색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실적을 내놓는 테슬라는 0.84% 하락했다.
시장은 이번 주 나올 기업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 아마존, 보잉, 제너럴모터스(GM), 코카콜라 등의 실적이 공개될 예정이다. 앞으로 나올 기업 실적 흐름이 향후 증시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의 마리야 베이트마네 선임 멀티에셋 전략가는 "주식은 10월 초부터 강세를 보였고 이는 주로 경제 지표 개선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완화에 힘입었다"며 "투자자들이 바쁜 실적 주간을 앞두고 기업 수익과 (매수) 포지션 청산을 이야기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뜻을 시사한 것도 투심에 부담을 줬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위스콘신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앞으로 몇 개 분기 동안 중립 (금리)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보다 완만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려면 "노동시장이 빠르게 약화된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같은 날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제가 예상했던 대로 움직인다면 정책 금리를 보다 정상적이거나 중립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낮추는 전략이 위험을 관리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ed가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Fed 위원들의 발언은 지난달 노동시장과 소비 강세로 미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잇달아 감지되면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에 국채 금리는 급등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bp(1bp=0.01%포인트) 오른 4.19%,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7bp 상승한 4.02% 선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도 Fed가 다음 달 6~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대신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87.1%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 49.6%에서 크게 상승했다. 다음 달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같은 기간 50.4%에서 0%로 급락해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채권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은 미 경제가 여전히 회복력 있어 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여긴다는 뜻"이라며 "결과적으로 Fed가 내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7% 넘게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중국 수요 둔화 전망과 중동 불안으로 인한 공급 감소 우려가 완화되며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34달러(1.94%) 오른 배럴당 70.56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23달러(1.68%) 상승한 배럴당 74.29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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