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추억하고 싶었다"
군 복무 시절을 추억하고 싶다는 이유로 장교를 사칭해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을 허가 없이 넘나든 20대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5일 연합뉴스는 "청주지법 형사1단독 권노을 판사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8)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강원도 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자신을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속인 뒤 부대에 침입해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검문소 2곳을 통과한 뒤 약 20분 동안 부대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민통선 내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한 A씨는 부대에 다시 방문해 군 생활을 추억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군부대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었고, 결혼 전에 이곳을 방문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우발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가려고 했던 통일전망대가 단축 운영을 하는 바람에 방문을 못 하게 되자, 이왕 그곳까지 간 김에 (민통선 내부) 구경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면서 "국가 안보를 해할 목적으로 통제구역에 침입한 것이 아니고, 사진도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다른 사람에게 부탁받거나 공유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고 변호했다.
A씨 본인 또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옛날 추억을 상기하고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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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판사는 "경계 근무하는 군인을 속이고 군사기지에 침입해 다수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국가 안보를 해할 목적으로 기지를 촬영하거나 출입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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