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출신' 루비오 의원, 트럼프 러닝메이트로 급부상

히스패닉 유권자 표심 얻는 데 유리

오는 11월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군에 있는 소수의 선두주자 중 한명"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도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려하는 후보자 명단의 맨 위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루비오 의원은 1971년생으로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플로리다주 주하원에서 거의 10년을 의원으로 지내다가, 2010년부터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그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바텐더 아버지와 호텔 청소부 어머니를 둔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강경 보수 '티파티' 운동에 힘입어 당선됐다. 이후 그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으나 패배한 뒤 사퇴했다. 경선 당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았으나, 공화당 후보 결정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루비오 의원이 부통령 후보가 되면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인 애리조나, 네바다에서 중요한 유권자 그룹인 히스패닉 층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노동자 계층과 전문직 양측의 관심을 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루비오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가장 젊다는 것도 장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으나 루비오 의원의 장점을 인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3일 워싱턴 D.C.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만난 뒤 루비오 의원을 자신의 전용기에 태워 플로리다 집으로 데려다줬고, 루비오 의원은 다음날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78세 생일에 축하 연설을 했다.

다만 미국 헌법이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가 같은 주 거주자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루비오 의원은 현재로서는 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루비오 의원은 모두 플로리다주에 거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루비오 의원은 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상원의원직을 포기하고 플로리다에서 다른 주로 이사 갈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