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불공정 대우 지적 내용 담겨
방시혁·민희진 이전투구 양상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가 ‘경영권 탈취 시도’와 ‘뉴진스 베끼기’로 맞붙은 가운데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의 죄악’이라는 제목의 폭로용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를 곤경에 처하게 만든 후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압박하려 했던 시도라는 것이다. 모기업을 헐뜯는 문건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어도어 부대표 A씨는 하이브와 관련한 영업비밀들을 인가 없이 취득해 이를 기반으로 외부 폭로용 문건을 작성했다고 한다. 이는 하이브 감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A씨는 하이브 재무부서에서 IR(투자자 대상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면서 하이브 상장 업무 등을 수행하다 어도어로 이직했다.
그가 작성한 한 문서의 제목은 ‘하이브의 죄악’으로 전해진다. 이 문건엔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 문제를 비롯, 광고 및 브랜드와 관련해 뉴진스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 등을 지적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는 A씨가 문건에 포함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이브를 압박할 계획을 수립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하이브가 내부고발 내용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껄끄러워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의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토록 하려했다는 것이다. 현재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 80%, 민희진 어도어 대표 18%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2%는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만약 A씨가 순수하게 내부 문제 개선을 목표로 했다면 내부통제기구인 이사회나 감사위원회 등에 문제제기를 하고 제도 개선 등 조치를 기다려야 했다는 게 하이브의 입장이다.
어도어 측은 또 별도의 IR자료를 만들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과의 미팅도 연이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어젠다(Agenda)’라는 제목의 또 다른 문건엔 ‘외부 투자자 유치 1안·2안 정리’라는 항목으로 ‘G·P는 어떻게 하면 살 것인가’ 하는 대목과 내부 담당자 이름도 적시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G를 싱가포르 투자청(GIC), P를 사우디 국부펀드(PIF)로 보고 있다.
민 어도어 대표는 본질적인 문제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라고 반박하고 있다. 어도어 측은 전날 공식 입장을 통해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Copy·베끼기)한 문제를 제기하니 날 해임하려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감사의 원인으로 내 건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해서는 "어이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라며 "감사를 통해 (사실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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