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7년 만에 대량 발생하는 ‘주기 매미’
해충 아니야…“생태계에 중요한 역할”
올해 봄에 미국 전역에서 거대한 매미 떼가 나타난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수는 무려 1조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4월 말쯤 1조마리의 매미 떼가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 16개 주에 출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1803년 이후 221년 만에 나타나는 대규모 매미 떼다.
다만 이런 거대한 매미 떼가 나타나는 것은 기후변화 등에 따른 이상 현상은 아니다. 올해가 십여 년 만에 한 번씩 대량으로 태어나는 주기 매미 두 종이 동시에 발생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일리노이주로부터 시작해 조지아, 뉴저지에 이르는 14개 주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이 매미들은 2~8년 주기의 일반 매미와는 달리 13~17년 만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기 매미는 로마자로 일련번호가 붙는데 그레이트 서던 브러드(브러드 XIX)에 속하는 매미는 13년 만에, 노던 일리노이 브러드(브러드 ⅩⅢ)에 속하는 매미는 17년 만에 태어난다. 주기 매미 한 마리가 평균 약 600개 알을 낳는 것을 고려하면 일정 시기에 맞춰 엄청난 양의 매미가 특정 지역의 생태계에 유입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몸은 검은색이고 눈은 주황색이지만, 외형이 이질적일 뿐 해충은 아니다.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지도 않고 질병을 옮기는 것도 아니다. 다만 수명이 한 달 정도에 불과해 차도나 인도에 떨어진 매미 사체들이 불쾌한 장면이나 악취를 자아낼 수는 있다.
존 쿨리 코네티컷대학 생물학 교수는 “매미들은 숲의 한 부분인 만큼 살충제로 죽일 필요가 없다”면서 “살충제는 매미 외 다른 것들도 죽일 수 있는 만큼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매미 유충이 땅에서 나오면서 남긴 구멍이 토양의 통기성을 높이고 여름철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뿌리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을 수월하게 한다. 게다가 매미의 사체는 그 자체로 영양분이 된다. 또한 이들이 알을 낳은 가지는 갈색으로 변하며 자연스럽게 가지치기가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플로깅’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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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크리츠키 전 생물학 교수는 “오히려 이 매미들은 동부 숲의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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