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오므론·소니 등 구조조정 단행
"중견·대기업 명예퇴직 늘어날 것"
일본 증시가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한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도쿄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낙오된 일본의 블루칩 기업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루칩은 오랜 시간동안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배당을 지급해온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의 주식으로 대형 우량주를 의미한다.
일본 최대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는 지난주 국내 약 15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권고했다. 소니도 비디오 게임 사업부에서 전체 직원의 약 8%인 900명을 해고했다. 온도계 및 센서 제조업체 오므론 또한 국내 1000여개 일자리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약 2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고 3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다.
시세이도와 오므론은 도쿄 증시가 연초 대비 20%가량 상승하며 동종업계 주가들을 끌어올릴 때도 빛을 보지 못한 대표적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중국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지난해 최고점 대비 40%가량 하락했다. 통신은 이들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실적 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했다.
시티그룹의 슈헤이 오바 애널리스트는 "시세이도의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프리스의 나카노묘 마사히로 애널리스트는 "오므론 주가의 회복 심리는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조조정이 끝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발표한 후 시세이도와 오므론의 주가는 각각 2.5%, 1.9% 상승했다.
도쿄 쇼코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이 같은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장사 수는 3년 만에 처음으로 41곳으로 늘어났다. 또 올해 일본 중견 및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명예퇴직을 도입하는 곳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닛케이지수는 나스닥 훈풍에 힘입어 전장 대비 0.5% 상승한 4만109.23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4만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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