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근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일대일 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강세를 나타냈다.
25일(현지시간)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최근 508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일대일 대결에서 42.9%의 지지율을 보이며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39.4%)을 3.5%포인트 앞섰다. 이는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45.3%)과 바이든 대통령(43.4%) 간 일대일 대결 격차를 웃돈다. 중도 성향 보수층의 지지를 받은 헤일리 전 대사의 본선 경쟁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44.3%)은 헤일리 전 대사,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는 뒤졌으나, 한때 '트럼프 대항마' 평가를 받았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2.6%)와의 가상대결에서는 1.8%포인트 차로 우위를 지켰다.
이러한 일대일 가상 대결 결과는 공화당이 내달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대선 후보 경선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같은 달 23일에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 2월 3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등이 예정돼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3개 주에서는 공화당 내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으나, 중도층이 두터운 뉴햄프셔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의 추격이 거센 상태다.
정치분석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각종 여론조사를 합계 평균한 결과,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4.1%로 헤일리 전 대사(25.7%)와 한 자릿수인 9.4%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이 지난 14~20일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33%)과 헤일리 전 대사(29%)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기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최근 중도파 표심의 집결과 함께 급상승하는 추세다. 폴리티코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싫어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에 만족하지 않는 온건파들이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여론조사 결과상으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강력한 후보"라고 분석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을 두 자릿수 앞서는 모습도 확인됐다. 다만 이 매체는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기까지는 오르막길을 걸어야만 한다며 경선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그의 잠재력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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