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련 학부모 3명 소환 조사
400만원 받은 학부모 "교사가 먼저 연락해"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고(故) 이영승 교사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고소인인 학부모 3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완료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치료나 결석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 교사에게 연락했을 뿐 강요나 협박 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숨진 이 교사의 유족이 강요 등 혐의로 학부모 3명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일 피고소인인 학부모 A씨를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이 교사가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았던 6학년 학생의 부모다. A씨의 아들은 수업 시간 도중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친 일과 관련해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A씨는 이 교사가 입대한 뒤에도 지속해서 연락해 8개월에 걸쳐 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교사가 입대한 후까지 계속 연락한 이유에 대해 "아이가 수업 시간에 다친 후 (이영승 교사가) 교원공제회에서 보상받는 절차에 대해 잘못 설명했고, 그 점이 미안했는지 이 교사가 먼저 적극적으로 연락해왔다"며 "협박과 강요 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이 교사가 도의적으로 치료비를 줘서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학부모 2명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결석 문제로 연락했을 뿐 괴롭힘이나 협박, 강요 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학부모들과 고소인인 유가족들의 진술이 다른 만큼, A씨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특이점이 발견되면 A씨를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직무 유기 등 혐의로 고소된 호원초 교장·교감과 교육행정직 공무원 등 총 5명도 조만간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이 교사가 생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4개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했다. 현재까지 학부모들의 강요나 협박으로 볼만한 증거나 정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승 교사는 호원초에서 근무 중이던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당시 학교 측은 이 교사의 죽음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지만, 이후 이 교사가 생전에 학부모들로부터 지속해서 악성민원으로 인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교육청 감사로 이어졌다. 교육청은 지난 9월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의뢰했고, 유가족 측도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이영승 교사는 지난 10월 사망 2년 만에 순직을 인정 받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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