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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IPO 대어'는 옛말…파두 악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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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중박'도 힘든 업황…적자 지속
급할 것 없다…시장 관망하는 유니콘
파두 사태에 공모시장 투심도 위축

게임업계에서 '기업공개(IPO) 대어(大魚)'가 자취를 감췄다. 기업공개는 상장을 통해 기업을 시장에 최초로 공개한다는 의미다. 경기 불황과 게임업계 경쟁 심화로 소위 ‘중박’도 힘든 환경이다. 여기에 예상 매출 부풀리기로 ‘뻥튀기 상장’에 나선 파두가 공모시장에 충격을 안기면서 적자기업은 물론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까지 고민이 늘었다.


영업적자 문제거나…모회사 리스크

최근 6개월간 한국거래소에 신규상장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 중 게임사는 와이제이엠게임즈의 자회사 원유니버스(구.원이멀스) 1곳이다. 국내 대표 10개 게임 상장사 중 최근 3년 이내에 상장한 곳은 2021년 8월 입성한 크래프톤이 마지막이다. 1990년대 말 이후 국내 게임사 40여곳이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줄줄이 입성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관측된다.

게임사 'IPO 대어'는 옛말…파두 악재도 원유니버스 게임 '챔피언스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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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원유니버스는 넥슨 출신 민용재 대표가 2011년 설립한 메타버스·실감형 콘텐츠 전문기업이다. 2022년 7월 KB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은 후 1년2개월만에 증시 문을 두드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643만4044주의 무상증자도 단행했다. 기업들은 통상 상장 전 액면분할 또는 무상증자를 단행해 유통물량을 늘리고 주당 가격을 낮춘다. 무상증자를 택한 것은 구주주에게 프리미엄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성과다. 원유니버스는 2022년 연결 매출액 92억원, 영업손실 99억원, 당기순손실 16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해인 2021년에도 109억원의 영업손실과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메타버스·가상현실(VR) 시장 거품이 빠졌던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실적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유니버스는 지난 10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5억원의 자금도 추가 조달했다. 지분율 18%의 최대주주사인 와이제이엠게임즈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6억원, 영업손실 27억원, 당기순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2020~2022년 3년간 내리 영업적자다. 최대주주의 경영·재무 안정성 요건은 거래소 심사 때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사안 중 하나다.


게임사 'IPO 대어'는 옛말…파두 악재도 라인게임즈 게임 '대항해시대 오리진'

네이버 라인 계열사 라인게임즈도 상황은 비슷하다. 라인게임즈는 2022년 전년의 두 배에 가까운 82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520억원에서 410억원으로 110억원가량 줄었다. 2017년 회사 출범 이후 6년 연속 적자다. 당기순손실도 2022년 322억원으로 직전 910억원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언디셈버’와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출시 초반 매출을 견인했지만 양대 애플리케이션(앱)마켓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올 연말 출시하는 콘솔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내년 선보일 모바일 게임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지난 3월 코스닥 신규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라이온하트는 2021년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2022년 7월 IPO 출사표를 냈으나 시장 상황을 핑계로 한발 물러섰다. 이후 카카오그룹이 ‘자회사 쪼개기 상장’ 비판을 받기 시작해 재도전도 어려워졌다. 실제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조차도 2020년 9월 상장된 회사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2021년 당기순손실 1507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 122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23년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느긋한 유니콘들…현금 곳간 넉넉
게임사 'IPO 대어'는 옛말…파두 악재도 시프트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이미지

물론 실적과 전망이 좋지만 때를 기다리는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승리의 여신: 니케'를 만든 시프트업이다. 시프트업은 지난 5월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IPO를 준비 중이다. 미소녀풍 서브컬처 장르 게임인 니케는 작년 11월 출시 후 6일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했다. 올해 한국 구글 플레이 선정 ‘베스트 게임’으로도 선정됐다. 기업을 향한 해외 러브콜도 많다. 중국계 텐센트가 지분율 24%로 회사의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외 진출 시 협력키로 했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는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 기존 주주 위메이드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몸값이 더 높아졌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후 기업 실사는 아직인 상황”이라며 “시기를 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도 IPO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대표작 '로스트아크'가 성공을 거두면서 수년전부터 IPO에 나서면 시장을 흔들 유니콘이란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2019년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후 2022년 NH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공개가 미뤄지는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금 부자’인 그룹 특성상 자금 조달이 급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2022년 연결 매출액은 1조5771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6430억원, 당기순이익은 633억원이다. 스마일게이트RPG 역시 2022년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26% 늘어난 3641억원을 기록했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는 최근 '지스타 2023' 행사장에서 "기업공개 시기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IPO 시기를 못박은 적은 없다. 시장 상황을 계속 살피고 있다"고 했다.

게임사 'IPO 대어'는 옛말…파두 악재도 스마일게이트RPG 게임 '로스트아크'

무너진 신뢰…가시적 성과 중요

IPO 시장에선 파두 사태로 가시적 성과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파두는 지난 8월 증시에 입성한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기업이다. 당시 1조5000억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1948억원의 공모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예상 매출보다 한참 부진한 실적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회사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4400만원. 상장 전 제시했던 2023년 연매출 예상치 1200억원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상반기 부진한 매출 현황을 진작 시장에 공개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기술력 있는 적자기업의 상장을 도왔던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문제 원인으로 함께 지적됐다. 최근 기술신용평가(TCB) 전문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 등에서도 매출과 현금 흐름 등 기평과 상관 없는 항목들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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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파두 등 안 좋은 선례 때문에 매출이나 수익성이 핵심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상장 준비 중인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요즘엔 기술력보다도 무조건 매출"이라며 "매출 전망만 믿고 상장시켰다가 주가가 고꾸라지는 사례가 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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