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생활가전 750%, 2022년 전장 550%
"얼마나 벌었나보다 목표 달성했느냐가 중요"
기본급 인상률은 임단협 후 윤곽…올해는 6%
LG전자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년 성과급 지급률, 기본급 인상률 폭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두드러진 실적을 낸 VS(전장)사업본부는 역대 최고 성과급(기본급 대비 550%)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LG전자 성과급 지급률 산정 기준은 회사가 제시한 올해 매출·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했는지 여부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목표치에 미달하면 상승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전사 목표치 달성 여부를 먼저 보고 4개 본부별 목표치 달성 여부를 따져 지급률을 정한다. 회사와 본부 모두 목표치를 달성하면 대폭 오르는 구조다.
LG전자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은 2021년 세운 4조579억원이다. 매출 기록은 작년 83조4673억원이 최대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2360억원, 매출은 61조1237억원이다.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하려면 4분기에 8219억원을 벌어야 한다. 4분기 22조3436억원 이상을 벌면 매출 기록도 세울 수 있다. 증권가 추정치는 영업이익 8624억원, 매출 23조585억원이다.
회사 전체로 보면 올해 사상최대 영업이익, 매출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소속 본부가 좋은 실적을 냈다면 사상최대 성과급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전자 본부별 성과급 지급률 최고 기록은 기본급 대비 '750%'였다. 2021년 H&A(생활가전)본부가 세운 기록이다. VS본부는 작년에 550%를 받아 자체 기록을 갈아치웠다.
H&A본부와 VS본부가 기록을 세웠던 2021년, 2022년 실적과 올해 실적을 비교하면 2023년도 성과급 지급률이 어느 정도 될지 추정할 수 있다. H&A본부 1~3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2조1234억원이다. 2021년은 2조789억원, 작년에는 1조1060억원이었다.
H&A본부는 올해 영업이익이 2배가량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이 2021년 절반 수준에 그쳤던 만큼 올해 경영 목표치를 낮게 설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2021년과 비슷할 정도로 좋기 때문에 성과급 지급률이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이전 기록인 750%를 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VS본부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42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415억원 적자, 작년 1394억원보다 늘었다. VS본부는 역대 최고 성과급 지급률(550%)을 기록했던 작년보다 올해 실적이 더 좋다. 직원들은 작년 이상의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작년 실적이 좋아서 올해 목표치를 높게 설정했을 경우 생각만큼 상승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사 올해 실적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기본급 인상률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본급 인상률은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끝나는 3월쯤 나올 전망이다. 올해 인상률은 6%다. 최근 10년 내 최고 기록은 2021년 9%다.
올해 인상 폭(6%)이 낮지 않았던 만큼 인상 폭을 두고 회사 측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측은 각급 임단협에서 주로 쓰이는 산식인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취업자 증가율' 4.99%보다는 높게 책정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한국은행)는 1.4%,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6%(한국은행),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는 0.01%다. 취업자 증가 수 전망치 32만명(기획재정부)에서 취업자 2876만4000명(통계청)을 나누면 취업자 증가율 추정치를 구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률 산정 수준과 기본급 인상 폭을 지금 예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사상최대 실적을 냈으니 사상최대 성과급과 임금인상을 원하겠지만 회사는 성과급 지급률 산정을 '원칙대로' 본부별 올해 목표치 초과 달성분을 반영하자고 할 것이고 기본급 인상 폭도 어려운 내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란 설명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