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저커버그에 6500억 받고 비판 막아" 파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재단이 미국 하버드대에 수천억 원을 기부한 직후 하버드대 측이 메타에 비판적인 학자의 연구를 중단시키고 학교에서 쫓아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안 도너번. [사진 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하버드대를 떠난 조안 도너번은 대학 측이 2021년 말 자신과 연구진에게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미국 교육부와 매사추세츠주 검찰 등에 요청했다.

2018년부터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 대학원)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허위정보 및 정보 오류 연구를 이끈 도너번은 연구 보조금 수백만달러를 끌어모으고 의회에서 증언하는 등 이 분야에서 인정받은 학자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2년 전인 2021년 10월 페이스북 내부 고발 문서에서 시작됐다.

당시 프랜시스 하우건 페이스북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가 내부 고발자로 나서 '페이스북이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사용자의 정신건강을 해칠 가능성을 알고도 돈벌이를 이어갔다'는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일부 테크 업체들이 분열적인 거짓을 퍼뜨려 이익을 취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도너번은 이 문건을 연구자로서 중대한 문제로 받아들였다.

그는 당시 케네디 대학원 기부자들과 한 화상회의에서 '메타가 소셜미디어가 야기하는 폐해를 알고 있었음이 이 문건에서 드러났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페이스북 전직 임원은 도너번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그가 이 문건을 크게 오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 더글러스 엘먼도프 케네디 대학원장이 도너번에게 연구 목적과 방법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한다.

이후 한 달여 뒤인 2021년 12월 저커버그 CEO와 아내 프리실라 챈의 재단인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하버드대의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소에 5억달러(약 650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도너번은 "페이스북 문건 문제가 불거진 2021년 10월 이후 대학원 측의 감독이 증가했으며,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엘먼도프 원장은 도너번에게 주요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중단시키겠다며 연구보조금 모금을 중단하라고 했다. 도너번이 맡고 있던 직책은 올해 없어졌다.

도너번은 올여름 하버드대를 떠났으며 이후 보스턴대에서 교수로 임용됐다.

도너번은 "케네디 대학원은 메타·페이스북으로부터 부적절한 영향을 받았다"며 "학문의 자유를 희생해 메타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문화가 대학원에 자리 잡도록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도너번을 해고한 적이 없으며, 연구에 있어 메타로부터 영향을 받은 적도 없다"라고 맞서고 있다.

케네디 대학원 대변인은 "도너번이 교수가 아닌 직원으로 채용됐기에 하버드대 규정상 프로젝트를 맡아줄 교수가 필요했으나 구하지 못했다"며 "학교 측이 도너번에게 시간강사 자리를 제시했으나 그가 거절했다"라고 반론했다.

또 "불공정한 처우나 기부자의 개입에 관한 (도너번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이는 부정확성과 근거 없는 비난으로 가득하며, 대학원이 페이스북에 연구 개입을 허용했다는 암시가 특히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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